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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의 나를 좋아해 줄 사람이 있겠지

Bruno Mars - [Just the way you are]

by 이확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브릿짓 존스의 다이어리]에서는 Mark Darcy가 Bridget에게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다.

"I like you very much. Just as you are."

(나는 당신을 정말 많이 좋아해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나는 그 고백이 참 좋았다. 내가 연애를 경험하고 이별을 하기 전에도 좋았던 고백이었는데- 나름의 아픔들을 경험하면서 그 말이 더 좋아졌다.


내가 했던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이라면, 철저히 차여버렸던 기억인데. 그 당시의 남자친구는 지금 생각해 보건대 좋은 연애 상대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는 나의 많은 것을 지적했고. 언제나 자신이 정답이었다. 나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는 내가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사회에서 정답인 것처럼 말하곤 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었다. 그와의 만남 속에서 나는 언제나 부족한 사람이기만 했다. 그가 헤어짐을 말했고, 구질구질한 이별의 과정이 있었다.


그 후에 많이 들었던 곡이 바로 브루노 마스의 [Just the way you are]였다. 이별했다고, 슬프게 이별의 아픔을 말하는 노래가 아닌, 브릿짓을 향한 다아시의 고백처럼-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완벽해"라고 말하는 노래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내가 만났던 사람은 나를 계속해서 바꾸려 했지만, 그와의 이별 후에 나를 돌아보며- 나는 나를 그냥 나로 좋아해 줄 사람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브루노 마스의 노래를 들으며 느꼈다. 이런 노래를 쓰는 사람들, 저런 영화의 대본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그렇게 이 노래가 나에게 이별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었던 것은, 이 노래를 들으며- 그와 내가 인연이 아니었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었고, 지나간 인연이 아닌 - 다음을 생각하게 해 주었기 때문인 거다. 생각해 보면, 그는 나를 바꾸려 했고- 매번 많은 지적을 했었다. 나는 그가 맞다고 생각하며 나를 바꾸려 애쓰기도 했지만, 그건 내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이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런 의문의 끝이 헤어짐이었다. 그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부분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도 있었고, 그가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기도 했었다.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닿았던 거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한 거다. '나를 그대로 좋아해 줄 사람을 만나야겠구나'라고.


그러니 내 삶 속 이별의 장면 속에서 OST가 있다면, 나는 나대로 괜찮다고 말하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지난 인연이 나의 짝이 아니라고 깨닫게 해 준, 바로 이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다시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댓글의 링크를 통해 노래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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