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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가을 편지

by 신화창조
가을 우체통2.jpg

거리엔 황금빛 은행잎 쌓여가고

물기 잃은 산은 빨갛게 타오른다.

대지 가득 찬 아침 서리, 물안개,

차마 나는 마주보지 못한다.


저 들판 국화는 끈질기게 살아

슬픈 가을에 빈곤을 더한다.

할 일 없이 길게 늘어진 일상은

분명 이 무렵 탓이리라.


계절이 준 질병의 포로가 된 나

서럽다 외롭다 그립다.

소멸의 시기가 다 지나기 전에

야윈 갈대 숲 바람에 실어

그대 소식 한번 주려무나.

찬란한 가을빛 다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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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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