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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임, 素月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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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素月)


1902년에 나서 1934년에 돌아간 민족 시인이자, 우리 서정시의 원조이시다.

본명은 정식이며, 素月은 호다.

흰 달이라는 뜻이며, 그의 고향 뒷산 素山을 따라 그리 지었다 라고도 한다.


그의 삶은 불우했으며 그의 시는 언제나 맑았다.

日人들의 구타로 정신이상을 겪고 폐인이 되어 결국 사망한 부친,

아버지 대신 그를 키워준 할아버지의 광산 사업 실패로 가난을 겪어야 했으며,

그로 인해 온전히 문학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천재 시인.


그는 당대의 문인들과 달리, 죽는 날까지 생업을 놓을 수 없었으며, 배우자 홍단실 외에 다른 어떤 연인도 없었다. 다만 오산학교 시절 마음에 두었던 오순이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소월은 이미 14세에 조혼한 유부남이라서 인연을 이어가질 못했다.


19세에 결혼한 오순은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22세에 죽고 만다. 소월의 절창 “초혼 招魂”은 그녀의 장례식 참석 후에 지어졌다고 한다.

오순은 그저 시제가 되어준 마음 속의 연인이었다. 소월에게는 오로지 홍단실 여사뿐이었다.


나라를 잃은 시대 상황, 폐인이 된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심경(그의 시에는 아버지가 없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초조함, 이룰 수 없는 오순과의 사랑과 연민 등등이 민족적 서정성과 잘 어우러져 그의 시에 고스란히 우러나 있다.


오늘처럼 맑고 늦은 가을날,

절창 시 하나를 소월의 마음으로 조용히 낭송해 보기를 권한다.


하늘 참 맑다....




옛이야기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면은

어스러한 등불에 밤이 오면은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 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만한 세상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는

아주 저를 버리고 가신 뒤에는

전날에 제게 있던 모든 것들이

가지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한때에 외워 두었던

옛이야기 뿐만은 남았습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옛이야기는

부질없이 제 몸을 울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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