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은 애가 타서 잠도 못 잤네요.
매일매일 달님 보고 기도도 했어요.
하늘님 달님
와아, 비 내리지 않게 해 주세요.
무슨 일도 생기지 않게 해 주세요.
저번엔 고뿔 걸려 잉잉 울며 못 갔잖아요.
하늘님 보우하사 소원이 이루어졌어요.
단무지 시금치 김밥 한 통, 칠성사이다 한 병
별사탕 뽀빠이 한 봉지, 라라 크레카
꾹꾹꾹꾹 눌러 담고 아기 동생 배웅 받고
해님 손잡고 나는 나는
소풍 간대요.
** 주석 노트
어린 날, 세상에 소풍만큼 벅차고 설레며 즐거운 행사가 또 있었을까요?
어느새 벅참, 설렘, 이런 게 줄어든 어른이 되어버렸네요.
이 좋은 가을날, 잠깐 그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