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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꽁 Nov 23. 2022

수능이 끝난 후





지난주에 시행되었던 수능.

이제, 엄마꽁은 수능일을

아이들 학교 안 가는 날 정도로 여기게 되었지만





20여 년 전에도 수능은 있었고

엄마꽁 역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평생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수능이 끝나던 날,

저에게 찾아온 건

‘시원함’도 ‘아쉬움’도 아닌 ‘낯섦’이었습니다.





아침까지도 놓지 못했던 단어장 필요 없음

무척이나 낯설었던

그날의 차가운 공기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20여 년이 지나고 떠올린 그 ‘낯섦’은

마치, 평생 배 속에 아기를 품고 있을 것만 같았지만

출산을 했을 때와 비슷했으며

평생 회사를  다녀야 할 것만 같았지만

퇴사를 하던 날, 집의 공기와 비슷했으며

평생 땅을 짚고 서있을 것 같았지만

발을 떼야했던 번지점프의 순간과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수능에는 정답과 등수가 있지만

인생에는 정답과 등수 대신

넘어야 하는 고비가 연속되어 있기 때문에

매 고비를 넘어 ‘낯섦’을 맞이하고

그저, 다시 묵묵히 걸어야 할 뿐입니다.


*굳이 인생의 등수와 점수를 매기자면

그 기준을 행복에 둬야 할 텐데

그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본인조차도)

인생에 점수를 매기기는

사실상, 어렵더랍니다.





인생의 첫 번째 고비를 넘었을 수험생들에게

묵묵히 인내의 시간을 걸어온 것에 찬사를 보내며

다음 고비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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