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괴담 : 사무실 사각지대

여름맞이 오피스 괴담 제1화

by 공감디렉터J

"사무실에서 Q를 봤다고?"


안대리가 깜짝 놀라 이대리에게 물었다.

"야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보니까 사무실 구석 쪽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더라고"

이대리가 별일 아닌 듯 말했다.

"복직하신 거야? 아.. 아니 살아계셨던 거야?"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복직했다는 소린 금시초문이야. 하지만... 요새 들어 사무실 근처에서 봤다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고 있어."

'봤다'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 실체와 마주하여 대화를 나눈 자는 없었다. 병가를 내고 회색빛 빌딩을 떠난

Q의 시간은 이미 수년째 멈춰 있었다.

복직인지, 퇴사인지, 어쩌면 더 끔찍한 결말인지, 진실은 두꺼운 먼지 아래 묻혀 있었다. 그녀가 속했던 팀은 작년 조직 개편의 칼날 아래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당시의 팀장과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제는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 기억의 끈이 모두 잘려나간 그 자리에, 망령 같은 소문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영업팀 김 차장님이 요새 뱃살 뺀다고 계단 오르기 하시잖아. 지난달에 비상계단에서 Q를 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혹시나 해서 이름을 불렀는데도 대답 없이 계단으로 내려가더래"

박대리가 새로운 목격담을 제보하자 안대리의 두 눈이 더욱 커졌다.

"윽! 비상계단 너무 싫어. 예전에 계단 오르기 하시던 최상무 님도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결국 쓰러지신 곳이잖아!"


그때였다. 총무팀 윤 주임이 탕비실 입구에 버티고 서서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탕비실 사용하시면 뒤처리 좀 부탁드립니다. 아침마다 청소하는 게 일이에요."

"우린 방금 커피 한 잔 마신 게 전부야. 아무것도 안 건드렸다고!"

윤 주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일 아침, 탕비실이 폭격을 맞은 것처럼 변해 있어요. 그냥 지저분한 게 아니라... 누군가 밤사이에 쓰레기를 쏟아부은 것처럼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 "이상한 건, 다른 것도 아니고 믹스 커피 수십 봉지가 뜯겨 있고, 가루랑 봉지들이 사방에 뿌려져 있다는 겁니다. 벌써 몇 주째예요.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비상계단의 실루엣. 폭격 맞은 탕비실.

사무실의 공기는 눅눅하고 무거운 비밀을 머금고 있었다.


그날 밤.

안 대리는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도 특유의 정보력을 과시했다.

사내 커플의 비밀 연애사부터 경영진 자녀의 호화 유학 생활, 이혼 위기에 놓인 부장의 뒷이야기까지.

그녀의 혀끝에서 타인의 비밀은 안주거리처럼 소비되었다.


술자리가 파하고 집으로 향하던 안 대리는 아차 싶었다. 책상 위 충전기에 꽂아둔 무선 이어폰.

'그걸 가지러 그 어두운 곳에 다시 들어가야 하나.' 짧은 갈등 끝에 그녀는 발걸음을 돌렸다.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린 사무실 문은 거대한 짐승의 아가리 같았다.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자신의 자리에 도착한 안 대리는 서둘러 이어폰을 가방에 쑤셔 넣었다.

아무도 없는 정적, 불 꺼진 모니터들의 검은 눈동자들이 일제히 그녀를 주시하는 듯했다.

서둘러 몸을 돌리는 순간, 그녀의 시선이 한 곳에 얼어붙었다.

사무실 창가, 이 대리의 자리에 희미한 모니터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누구지? 이 대리가 아직...?'


웅크린 채 앉아 있던 누군가가, 마치 녹슨 기계처럼 삐걱거리며 서서히 상체를 들어 올렸다.

스탠드 불빛이 그 얼굴을 비추는 순간, 안 대리는 소리조차 지를 수 없을 정도로 굳어 버렸다.

이 대리의 자리에 앉아 있던 것은, 바로 Q였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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