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괴담 : 밤이 말을 걸어올 때

여름맞이 오피스 괴담 제5화

by 공감디렉터J

서팀장은 요즘 유령이라도 본 사람처럼 창백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불안감에 흔들렸고, 한때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자신감 넘치는 미소는 억지로 지어 올린 가면 같았다. 워커홀릭이라는 명함 뒤에 숨겨진 그녀의 피로는 단순한 업무 과부하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깊고 어두운 그림자처럼 그녀를 짓누르는 공포의 무게였다.


"서팀장님, 괜찮으세요? 안색이 너무 안 좋으세요."

팀원 박선미 씨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서팀장은 화들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마치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에 선미 씨는 더욱 의아함을 느꼈다.

한때 팀원들을 호령하며 군림하던 서팀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의 팀은 늘 조용하고 성실했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치 숨 막히는 공기처럼, 누구도 감히 큰 소리를 내거나 튀는 행동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아, 괜찮아. 요즘 잠을 좀 설쳐서..."

서팀장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말과 달리 핏기 없는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점심시간, 팀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했지만, 서팀장은 홀로 자리에 앉아 물만 홀짝였다.

그녀의 눈은 끊임없이 주변을 맴돌았고,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치 무언가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치고 있는 사람 같았다.


"서팀장님, 오늘 저녁 회식 장소 후보 세 곳 메신저로 보내드렸는데, 어디로 예약할까요?"

팀원 한 명이 조심스럽게 서팀장에게 다가와 물었다. 서팀장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아직 확인 못 했어. 그냥... 알아서들 좋은 데로 가세요"


예전 같았으면 꼼꼼하게 메뉴와 분위기를 따져가며 회식 장소를 골랐을 서팀장이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팀원들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았다.

"그래도 팀장님이 골라주셔야 저희도 마음 편한데... 그럼 저희가 미리 가서 보고 장소 공유해 드릴게요"


어느덧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팀원들은 하나둘씩 사무실을 나섰다.

서팀장은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서류를 뒤적이는 척했지만, 사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팀원들이 모두 떠나고 어둠이 내려앉은 사무실,

서팀장은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며 황급히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그녀는 회식 장소와는 반대 방향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서 빨리 이 불안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팀장은 커튼을 굳게 닫고 문을 잠갔다. 마치 세상과 단절된 요새 속에 숨어들 듯이.

그녀는 침대에 누워 애써 잠을 청하려 했지만, 온갖 불길한 상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새벽 2시. 진동음이 서팀장의 얕은 잠을 깨웠다.

짧고 간헐적인 진동은 마치 심장이 멎었다가 다시 뛰는 것처럼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또 시작이구나...'

서팀장은 이불속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마치 존재를 지우려는 듯이.

하지만 휴대폰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드디어 진동이 멈추자, 서팀장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익숙한 듯 낯선 발신번호가 찍혀 있었다.


'벌써 자게?'

첫 번째 메시지였다. 서팀장의 심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생각해 보랬지?'

두 번째 메시지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악마의 목소리처럼 섬뜩했다.

'새벽에 문자 보내는 거 좋아했잖아?'

세 번째 메시지는 그녀의 과거를 날카롭게 후벼 파는 비수와 같았다.

'요즘은 누구한테 밤마다 욕설 문자 날려?'


서팀장은 숨을 멈췄다.

발신번호는 매번 바뀌었지만, 메시지의 내용은 소름 끼칠 정도로 그녀의 비밀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임시번호 생성 앱을 이용한 흔적. 추적조차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지가 계속될수록,

그 내용이 과거 자신이 팀원들에게 쏟아냈던 모진 말들과 똑같다는 것을 깨닫고 공포에 질렸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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