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큼 ( )를 사랑할 순 없어
나는 이 두 개의 괄호를 어떤 것들로 채우술 있을까 했더니, (달리는 사람) 만큼 (달리기)를 사랑할 순 없어 였다. 어제 아침 16.1 km (10 마일)을 달렸다. 8월 의 아침은 풀냄새, 나무 냄새, 벌레 우는 소리, 새소리, 여름 아침의 향기와 소리로 가득하다. 3km 정도 달리고 나니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각자의 스피드와 리듬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유난히 여자 러너들이 많이 달리고 있던 아침이었다. 혼자 달리고 있던 여자, 같이 달리고 있던 여자들, 빨리 걷고 있던 여자들, 천천히 걷고 있던 여자들, 앉아서 물 멍을 하고 있던 여자들, 움직이는 물을 바라보던, 걷고, 달리던 각자의 스피드와 리듬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Run like a girl. 여자처럼 달린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장이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기에 여자처럼 달린다.라고 여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다른 게 읽는다. 여자처럼 강하게 달린다. 이 시대 여자처럼 달리려면, 강하고 담대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용감할 수 있는 용기 필요하다. 각자의 리듬으로 멋있게 달려 나가는 여자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강하게 달려 나간다. 여자처럼 달린다는 말은 여자 이기에 멋지게 달린다는 말이다.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뛰어갈 때, 뒤돌아 보지 않는다. 많은 러너들이 공감할 것이다. 아주 찰나의 순간 두발이 공중에 떠있을 때가 있다. 달리면서 내가 어쩜 아주 잠깐 날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순간이다. 그렇게 flow를 느끼며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끝나버린 16.1 km 였다.
10 마일 ~ 16.1 km 5'36" 1:30: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