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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233

2025.12.7 안도현 <배경이 되는 일>

by 박모니카

‘여기가 내 집 같이 편안하고 좋고만’ ‘말랭이책방보다 3000천 배는 더 좋네 ‘ ’ 이렇게 챙기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 찾아주신 지인들의 덕담에 마음의 피로는 다 사라졌습니다. 아주 가까운 몇 분만을 모시고 김밥 한 줄 같이 하는 것으로 책방의 문을 열면서, 앞으로 봄날의 산책이 지역사회에서 꼭 하고 싶은 몇 가지 일들을 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자리이었습니다.

한 지인께서는 ’ 모니카는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네 ‘라고 하셨지만, 이제 제가 꾸는 꿈이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이길 소망하고, 모두가 주인이길 희망하고, 모두가 극진한 조언자이길 희망합니다. 더불어 지역을 넘나드는 문화가교의 장이길 노력합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인간은 결코 혼자서 무언가를 잘할 수 없고, 혼자가 빨리 가는 것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멀리 가는 지혜주머니를 가지고 있기에 저는 ’함께 더불어서 ‘를 선택합니다.

각 방마다 함께 숨 쉬면 좋을 그림들, 꽃들, 장식품들도 여러 사람의 손길에 의해 잘 장식되고요. 부족한 면면을 ’ 이렇게 하면 좋겠다 ‘라고 조언을 주셔서 머릿속에 저장하고요. 포장된 블라인드 북을 포함하여 책방지기 추천 책을 구매하시고요. 무엇보다 아침부터 끝까지 고담스럽게 다도상을 차려주신 선생님 덕분에 방문객 모두가 우아한 대접을 받았고요.


매달마다 시인들의 시 한 구절을 뽑아 벽걸이를 하는데요. 1월까지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글귀를 걸어서, 찾아오는 모든 분들에게서 나오는 ’ 어마어마 한 일‘을 제가 너끈히 받아서 또한 잘 순화시켜서 모두가 행복한 ’ 인문의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두 어달전 인문학에 뜻을 둔 동지들과 함께 단체등록한 ’ 군산인문학당‘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내일 편지글에 말씀드릴게요.


제 삶의 마지막 주거지로 아파트가 아니고 주택을 결정하면서 아이들이 다소 불편해했었는데요, 어제 찾아온 아들이, ’ 참 맘에 드는 집이네 ‘하는 소리는 엄청난 기쁨이었죠. 언젠가는 제 아이들도 저와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했답니다. 편안한 모임방을 구하실 때 언제든지 봄날을 찾아주시면 더없는 영광으로 알겠나이다. 안도현시인의 <배경이 되는 기쁨>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배경이 되는 기쁨 – 안도현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별을 빛나게 하는

까만 하늘처럼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무딘 땅처럼


함께 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연어 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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