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8 남정임 <희망에 기대 봐>
새 책방을 꼭 보여주어야 할 방문객, ’ 가족‘을 마지막 초청자로 모셨습니다. 엄마와 동생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식사를 대접한다 하니,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궁금해하셨지요. 엄마의 촉은 얼마나 민감하게 발달하셨는지, ’혹시 새로 들어갈 아파트 옆에 책방이라도 만드냐?‘라고 하시는 거예요.
새 아파트도 비싼데 책방까지 만들 돈은 없어서 못한다고 말씀드렸죠. 오히려 분양신청 후 아파트 들어갈 돈이 없어서 방향을 바꾸었다며, 빚지지 않는 삶과 노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선택했다고, 엄마도 보시면 맘에 드실 거라고 모셨답니다. 다행스럽게도 엄마와 남동생들, 모든 가족이 헌 집 속 새 책방을 보고 좋아하셨습니다.
헌 집 산지 6개월이 지나도록 한 마디로 안 했냐고, 나이 들어가며 빚지고 살면 안 된다고, 잘했다고 하시더군요. 높은 아파트, 조망 좋은 곳에 사는 것도 좋지만 땅에 가깝게 걸어 다니며 사는 것이 좋다고, 작지만 나무 있는 정원도 있고, 마루 깔아서 손님들 모시기도 좋다고, 두루두루 살펴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일부러 불이란 불은 다 켜 놓고 환한 곳으로 모신 보람이 있었네요. 늘 옷 하나 제대로 안 사 입고, 제 집 하나 없이 산다고 걱정하셨거든요.
가족들이 돌아간 후, 저도 역시 새로 둘러보니, 지인들이 주신 그림들이 눈에 띄네요. 사진을 다시 찍어서 감사인사도 드리고요. 일요일 오후를 자발적 책방지기 하며 손님맞이 한 친구는 책을 4권이나 팔아두었더군요. 복손은 따로 있나 봅니다.^^
오늘은 특별한 말씀 하나 드려요. 제가 새해부터 꼭 하고 싶은 일 ’ 인문의 장을 넓혀가고픈 꿈‘을 위해 지난 10월에 작은 단체 하나를 설립했어요. 책방이전과 함께 발표하려고 이제 말씀드려요. 단체명은 ’ 군산인문학당‘입니다. 두서없이 결론만 말씀드리면,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저의 공공심과 실천력을 믿고 글과 말의 힘을 빌려 인문의 역량을 펼칠 군산인문학당회원이 되어주세요”입니다. 설립을 함께 한 회원 10명을 기본으로 앞으로 가입하실 정회원 20명을 더 모십니다. 문의는 언제든지 제게 해주시고요. 모니카를 만나면 분명 행운이 있을지니...라고 암송하시면서 함께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회원희망하시는 분께 단체설명지를 전달해 드립니다. 송년까지 인문학당 홍보를 종종 해도 넓은 아량 베풀어주실 줄 믿으며~~~ 오늘의 시는 남정임시인의 <희망에 기대 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희망에 기대 봐 - 남정임
내 뜻대로 펼쳐지지 않는다고
희망에게서 등 돌리지 마
만져지지 않지만 살아 있고
들리지 않지만 일하고 있는
희망의 손길은 먼 듯 가까이 있어
씨앗 터지고 뿌리 나오는 소리
귀에 들리지 않아도
때 되면 꽃은 피어나
깜깜한 땅밑에 있다고 느낄 때
씨앗처럼 너도 희망에 기대 봐
너의 때가 꽃피울 때까지
희망에 기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