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에 시달리다가 자유가 주어지니 해외여행을 하고 싶었다. 첫 여행은 인도로 결정했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일관되게 하는 인도에 대한 감상들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하지만 환상과 현실은 달랐다. 인도공항에 도착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사람이 '헬프미' 하고 뛰어다녔다. 같이 간 사람들은 마약을 하고 저러는 것이라고 했다. 첫 기억부터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다.
북인도를 도는 경험들에서 '쉽지 않구나'를 깨달았다. 일단 환경이 깨끗하지 못했고, 음식들은 향신료가 강하게 들어가 한 입 먹고 다시는 못 먹을 음식들이 많았다. 음식들은 기름지며 다 먹었을 때 니글니글한 느낌이 양치를 해도 없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과일도 몇 번이 신기했지 계속 먹으니까 감흥이 없어졌다. 버티기 힘들어 대부분의 식사는 프랜차이즈 등을 통해서 해결했다.
그전까진 매일 먹는 음식이 이토록 그리워질지 몰랐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가장 먹고 싶었던 건 항상 먹던 된장찌개와 쌀밥이었다. 국물을 한 번 뜨자 그 된장맛과 온기가 미뢰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지금껏 그때만큼 맛있는 된장찌개를 먹어본 적은 없었다.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는 그게 없어져야만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