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이 되어, 내 길을 찾아간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해본 것이 무엇일까?
결혼 전의 나를 생각해 보면, 나를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나보다는 가족이나, 주변을 생각해서 나를 끼우며 살았던 것 같다.
부모님이 좋아할 만한 직장에 들어가 열심히 일을 했고, 난 나를 지키기 못한 채 일을 해 내 몸과 마음을 다치게 했다. 직장을 관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내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았었다. 나는 과연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 말이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직업상담사였다.
어떻게 해야지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검색을 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려면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 졸업은 필수였고, 직업상담사라는 자격증을 취득을 해야 했다. 경험이 중요하기에 몇 년간의 경험도 필요했으니 말이다.
나는 어떠한 일이 생기면 최대한 참는다.
내 몸과 마음이 쓰러질 때까지 참아낸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후 벗어나곤 했다. 그렇게 나의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을 나온 후 지금의 남편에게 이끌려 정신없이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신랑에게 나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내 돈으로 뭘 하겠다고?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껴서 살림하고 그래!"라는 말에 '나 결혼 잘 못 했나?'라는 첫 번째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부모님의 반대와, 내가 느끼던 의구심들은 결혼 생활을 지속하며 더 많이 느끼게 되었다. 그렇지만 항상 나쁜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니 싸우고 풀고 화해하며 어느새 아이 둘의 엄마가 되어있었다. 아이 둘을 낳고 전업주부로 있으며 신랑에게 들은 이야기들과 싸움들로 인해 내 자존감과 체력은 바닥이 되었다.
나는 또, 쓰러지기 직전까지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몸과 마음이 지쳐 병으로 나타났고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후 신랑의 막말을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어서 똑같은 모습으로 대응을 했다. 지금의 신랑을 만나 태어나 처음으로 욕을 듣고 해 보고, 태어나 처음으로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태어나 처음으로 물건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태어나 처음으로 협박을 받아보았다.
아이 둘을 키우며 나는 너무나도 약한 약자일 수밖에 없었다. 싸움의 문제를 나에게 집중시키고 상처되는 말들을 내뱉는 자신보다 그 말을 품고 아파하는 나를 비난하는 남편의 가스라이팅에 나는 나를 지켜낼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고, 간간히 일기를 쓰며 내 마음을 풀어냈다.
글쓰기에 관심이 생길 때 즈음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소소한 일기식의 글쓰기였다.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쓰고 함께 나누며 글쓰기에 대한 작은 문을 넘는 듯했다. 브런치에 글을 써 통과가 되길 바랐지만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하다 생각했다. 끄적거리는 일기에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생각을 했다.
나는 나를 공부하며 꽤 많은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글쓰기 모임을 하며 글로써 내 힘듦을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겪은 경험과 아픔들을 말이다. 제목을 정하고, 목차를 정해 하나씩 하나씩 내 아픔을 글로 풀어냈다. 글을 쓰면서 그때의 감정들이 올라와 힘들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마음이 아프고 아파서 글을 쓰다 운 적도 많았다. 함께 글쓰기 모임을 한 분들과 내 글을 나누었기에 적나라한 나의 글에 함께 마음 아파해주시고 위로도 받고, 용기냄을 칭찬해 주셨다.
얇은 책자를 하나 받으며, 브런치에 다시 글을 써서 도전을 했다. 2024.09.02월 드디어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너무 좋아 벅차오르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이 난다. 그때부터 나는 다듬어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리면서 내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첫 번째 연재를 끝내고 두 번째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다룬 연재를 하고 있다.
꾸준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꾸준함을 만들어야 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 나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지금은 글 쓰는 모임을 하고 있지 않다. 한주에 하나씩 글을 쓰고 올리는 것이 나의 일상처럼 되었다. 내가 어떤 상황이든 이제는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지금은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과의 사랑스러운 대화들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기억에 남으면 핸드폰을 꺼내 바로바로 메모를 해둔다. 작년에 큰 수술을 하고 나서 인지, 40이 넘어서인지 기억력이 자꾸 나빠져서 그때그때 기록을 해 둔다. 이렇게 기록을 해둔 것들이 내 글감이 되어 연재를 하고 있다.
작년에 받은 큰 수술 후 나를 위해 머물렀던 한방병원에서 상담을 해주셨던 원장님의 추천으로 2025년 3월에 상담 대학원에 입학을 하였다. 내 몸과 맘을 치유하기 위해 입학을 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나의 미래가 뚜렷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어느 때보다 정말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있다. 그간 강사일을 하며 열심히 모아두었던 돈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조금씩 변화되는 나를 느끼고 있다.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 알려주시는 데로만 열심히 따라 하면 나도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열심히 채워나가고 있는 지식들을 잘 배합하면 나도 치유하고, 내가 겪은 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해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해 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열심히 다니고 있는 대학원 생활도 브런치에 남기고 싶다. 내가 어떻게 치유가 되는지 어떤 경험들을 했는지 말이다. 이런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중에는 내가 쓴 책으로 공감과 위로와 치유를 받고, 조금씩 쌓아가고 있는 강의력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공감강의도 하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배운 좋은 상담사는 나 자신을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고, 나만의 색깔을 다시금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인 듯하다. 나는 그 과정을 거치고 있고 몇 년 후 내가 내 자리를 찾았을 땐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호기로운 꿈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