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로 수학 과외를 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면 자녀에게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과외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과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과외강사가 학생에게 롤모델이 되어 줄 수 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과외강사가 학생의 장래 희망이나 전공에 대해 잘 알고 조언해 줄 수 있다면 학업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매우 좋다. 과외는 학생과 강사가 거의 1:1로 지식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케미가 맞는가가 중요하다.
교직 생활을 하는 중에 지인들로부터 혹 과외강사를 소개해 줄 수 없냐는 부탁을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처음 물어보는 것은 정해져 있다. “학생이 대학에서 어떤 것을 전공하고 싶어해?” 그리고 졸업생 중에 학생이 원하는 전공과 비슷하고, 학창 시절 성실했던 학생을 떠올려 소개를 시켜주곤 했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 소개해 준 학생을 우리 자녀가 너무 잘 따르고 좋아한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전공 분야가 비슷하고 성실한 태도를 가진 졸업생이라면, 지인의 자녀에게 과외강사로 소개시켰을 때 자녀에게 롤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강제적으로 시키는 과외는 아이의 자아가 성숙해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자아가 계속 커지기 때문에 적어도 수학 과외를 결정할 때 자녀 스스로가 그 과외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싫다는 의사 표현이 분명한데도 억지로 시키는 것은 학생의 성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 한다.
과외는 시작할 때 명확한 끝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과외를 특별한 목표 없이 1년 내내 하기보다는 주제나 목표, 기간을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예를 들어 ‘여름 방학 중에 미적분의 내용과 개념을 전반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정하거나, ‘이번 2학기 동안 배울 내용들의 고난도 문항만 다루는 것이 목표’라고 정하는 방식이다.
목표를 정확히 제시해 주는 경우 과외강사도 그 목표에 집중해서 학생을 끌고 가려고 노력할 수 있다. 수학 과외강사를 찾을 때도 ‘수학 과외 선생님 찾습니다.’보다는 ‘적분 파트 개념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주실 선생님을 찾습니다.’ 또는 ‘확률과 통계 기출문제 및 고난도 문제 최근 5년 분량을 지도해 주실 선생님을 찾습니다.’라고 딱 필요한 부분을 정해서 목표지향적으로 가는 것이 좋다.
그 목표는 학부형과 학생이 서로 동의하에 정해야 한다. 물론 학생 스스로가 목표를 정하는 것이 가장 좋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땐 적어도 학생이 적극적으로 동의해야 한다. 만약 과외를 통해 이루려 했던 목표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면, 그때 다른 목표를 잡고 새로운 기준으로 연장을 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목표가 불분명한 채로 ‘그냥 오늘부터 같이 수학을 공부해 보자.’는 식으로 과외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나 자녀가 수학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교육과정이나 전반적 흐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수학 과외에 지출하는 비용이 헛되게 쓰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