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의 여왕
오늘은 미래 N잡러 분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을 4가지 메시지를 전해 보겠습니다. 지난 3~4년 동안 저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으로요.
시간을 지내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 - 브라이언 트레이시
직장인의 시간은 비교적 정해진 틀 속에서 흘러가잖아요. 출근-회의-보고-점심-업무-퇴근... 이 루틴이 하루를 규정하죠. 매일 일정과 리듬이 정해져 있어 '시간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큰 고민은 없었어요.
하지만, 프리랜서로, N잡러로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기 시작하니 이야기가 달라지더라고요.
아무도 시간을 대신 설계해주지 않죠. 오늘 하루 어떻게 쓸지, 어느 프로젝트에 몇 시간을 배정할지, 모든 결정권이 나의 손에 있게 됩니다.
그래서, 시간을 잘 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때, 기한 내 모두 좋은 품질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더라고요.
자칫 기한을 못 지키거나, 저품질의 아웃풋으로 회신하면 다음 기회는 당연히 없죠!
본인의 성향에 맞는 작업 방식을 미리 파악해 두어도 좋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 일을 몰아서 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매일 조금씩 쪼개서 꾸준히 하는 게 맞는 타입인지.
전자는 한 번 불이 붙으면 끝까지 가는 집중력이 있고, 후자는 작은 진전을 매일 쌓아가는 안정성을 가지죠.
저는 직장인일 땐 전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N잡러가 되어 동시에 성격이 다른 일들을 처리하려니 후자가 훨씬 효과 있더라고요. 매일 작업을 나누어서 진행하는 거죠.
뇌과학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더라고요. 뇌는 반복된 활동에 적응하며, 해당 과업과 관련된 신경 회를 강화한다고 합니다.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부르는데, 반복 학습을 통해 신호 전달 경로가 최적화되어 처리 속도와 효율이 높아지는 겁니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같은 작업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하루를 쪼개 여러 일을 진행하니, 시간 분배가 중요해지더라고요.
지금 저는 매일 아침에 글쓰기를 하고, 점심 이후에는 사무실에서, 여러 기관이나 강의 준비를 나누어하고 있습니다. 대략 이런 틀이죠.
7시~10시 : 책 쓰기
12~14시 : 2학기 강의 준비
14~16시 : ㅇㅇ시 과제
16~18시 : ㅇㅇ아카데미 강의 준비 / 경북 ㅇㅇ 컨설팅 준비 / 비정기적인 업무
이 기준으로 집중형과 꾸준함을 적절히 섞어서 그때그때 유연성을 갖고 조정하며 하고 있어요.
시간 분배와 시간 관리를 습관화하고, 나에게 맞는 작업 형태를 미리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쉬는 것도 일의 일부다. - 칼 뉴포트
프리랜서가 되고, N잡러가 되어 먼저 얻은 건 시간의 자유였습니다.
더 이상 회사 근무 시간표에 맞출 필요가 없고, 정해진 점심시간이나 연차 제도도 없고...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나의 계획과 의지에 따라 운영할 수 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유는 저를 더 빡빡하게 옭아매더라고요.
"남들 8시간 일할 때 12시간 하고, 주 7일을 다 채워 일하면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겠지!!"라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이제 모든 게 나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조한 마음도 컸거든요.
하지만 몇 달 지나자, 집중력은 바닥나고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더라고요.
계속 앉아서 작업하니 집 밖으로 나가 운동하는 것도 귀찮아졌고요.
머리는 무겁고, 손은 느려지고, 아이디어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일 잘하려면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을!
직장인일 때는 회사가 알아서 휴식 시간을 설계해 줬잖아요. 점심시간, 주말, 연차, 심지어 강제 휴무일까지.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고, 체력, 집중력, 창의력은 모두 같은 에너지 풀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삶에서 롱런하려면 에너지 관리가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알았어요.
늦은 밤까지 하루 종일, 주말과 휴일도 없이 보낸 시간은 작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잘 일하기 위해 일과 휴식의 경계를 구분해야겠더라고요.
지금은 직장인일 때처럼 일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어요.
하루 8~10시간 일하기
50분 작업 + 10분 휴식
주말과 공휴일은 되도록 쉬기
빨간 날 작업하면 다음 날 하루 대신 쉬기
이렇게요.
리프레쉬를 위해 일 년에 한두 번씩 다니던 여행을 못 가는 게 요즘 좀 아쉽네요.
휴식의 최고는 여행인데 말이죠.
왜 못 가느냐... 자금 이슈가 크죠 :)
일이 달리기라면 휴식은 숨 고르기입니다. 숨을 고르지 않으면 끝까지 완주할 수 없어요.
일과 휴식의 균형, N잡러의 생산성 전략이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은 질 좋고 힘이 강한 돈이다. - <돈의 속성> 김승호 회장
직장인과 N잡러의 큰 차이는 바로 수입 형태입니다.
직장인은 고정 급여로 받지만, N잡러의 수입은 들쭉날쭉합니다.
한 달은 크게 벌다가, 다른 달은 바닥을 치는 경우도 드물지 않죠.
그래서 금액이 크지 않더라고, 매달 고정으로 들어오는 수입원을 꼭 마련해야 합니다.
고정 수입은 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심리적 안전망과 안정적인 생계유지와 연결되는 거예요.
고정 수입은 최소 생계비를 고려해 지출을 계획할 수 있게 하고, 수입이 부족한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최소한의 생활비나 운영비가 보장되어야, 나머지 시간과 에너지를 더 과감하게 새로운 일에 투자할 수 있고요.
반대로, 고정 수입이 없다면 매달 '이번 달은 무엇으로 얼마를 벌어야 하지?'라는 압박과 불안으로 단기적인 시야에 갇히게 됩니다.
불안정한 수입은 꿈과 비전을 실행하고자 하는 모험을 실패처럼 느끼게 만들더라고요.
그러니 무조건 최소 생계비를 감당하는 고정 수입원을 제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를 감안해 상가를 매도했는데 상황이 꼬여 월세가 들어오지 않았어요.
월세 고정 수입의 대체 안으로, 대학 강의를 고정 수입원으로 잡고 또다시 도전했죠.
대학 강사가 일반 강사보다 금액은 적지만, 계약된 기간 동안은 정해진 금액이 들어오니까요.
1개에서 2개, 3개.. 이렇게 확장하며 최소 생계비를 넘는 수입을 만들었답니다.
비정기 수입은 한 번에 큰 금액이 들어와도, 운영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다음 수입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어 매달 예산을 짜기도 어렵고요.
불안정한 지출은 불필요한 지출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고정 수입이 확보된 뒤에는 N잡러 수입 구조를 본업 -> 부업 -> 프로젝트형으로 확장해 갈 수 있습니다.
본업: 매달 고정 수입을 만들어주는 주 수익원
부업: 보조 수입을 제공하는 중간 규모의 소득원
프로젝트형: 단기적이지만 수익 폭이 큰 비정기 소득
이 구조가 갖춰지면 매달 고정 수입이 기초 체력 역할을 하고, 부업과 프로젝트형이 점프와 스파크를 만들어 전체 규모를 서서히 키워갈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 단계를 나아가고 있고요.
고정 수입은 N잡러의 심장 박동과 같습니다. 맥박이 안정돼야 몸이 움직이듯, 고정 수입이 안정돼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안정이 있어야 확장도 가능한 거죠.
거절은 끝이 아니라 방향 전환의 신호다.
N잡러의 삶은 도전과 거절의 연속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제안, 강의 기회, 비딩, 프로젝트 계약 등
이런 시도 가운데 일부는 성사되지만, 훨씬 더 많은 경우가 거절로 돌아옵니다.
직장인일 때는 입사 후 큰 거절을 자주 경험하지는 않았어요.
이미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기회는 내부에서 배분되고, 거절당해도 그 여파가 크지는 않았어요.
N잡러가 된 순간, 상황이 달라졌어요.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 건 곧,
여기저기에 지원서를 보내고, 제안서를 쓰고, 미팅을 요청하는 일이고,
대부분의 결과는 탈락, 불합격 또는 무응답이었어요.
처음엔 상처였어요.
'내가 그렇게 부족한가? 뭔가 잘못했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을 바꿨어요.
거절은 내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필요와 나의 현재가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요.
거절을 개인적인 결함으로 받아들이면, 시도할 용기가 점점 없어지더라고요.
그러나 거절을 '방향 조정'으로 받아들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그 덕에 다음 기회를 찾는 속도가 빨라지고, 시도 횟수와 승률도 올라가고요.
N잡러에게 거절은 필연적 경험인 거 같아요.
거절이 익숙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멘탈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그렇게 나아가면 기회가 넓어지고요.
거절은 나를 멈추게 하는 벽이 아니라, 나를 다른 길로 이끄는 표지판이더라고요.
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맞는 자리'와 만나게 되더라고요.
N잡러의 길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롭지 않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관리하고 일과 휴식을 균형 있게 설계하며, 불확실성을 견디는 멘탈이 있어야 유지됩니다. 시간의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책임과 자기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이 네 가지가 기반이 되면 오래 달리고, 지속가능한 N잡러로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길은 비교적 긴 호흡의 마라톤과 같이 운영해야 합니다.
한 걸음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면 더 탄탄한 내일을 만들고,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며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