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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Jul 19. 2020

제주와 그녀와 선물

토요일 오전, 택배가 왔다. 멀리 제주도에서 온 택배가.

'아마도, 나보다 택배가 더 늦게 도착할듯 싶어.'



섬으로 연수를 떠난 그녀는 이미 한 차례 제주에서만 맛 볼수 있는 과자들이라며 선물을 한 아름 전달해 주었는데, 연수를 마무리 할 무렵에 이렇게 또 다시 선물을 보내주었던 것이다.

'귀여운 소주가 있는데  마셔볼래?'
'과즐이 맛있었다면, 또 보낼게.'

입맛을 딱 저격한 맞춤형 선물들에 웃음이 났고, 언제나 처럼  내가 이야기하는것 중에서 어느 하나 허투루 듣질 않는 구나 너는, 싶어서 그게 참 많이 고마웠다.

발령지가 서울이 될 지, 부산이 될 지, 울산이 될 지 알 수 없지만 가능하면 네가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1년의 세월을 넘어서 날아온 우리의 계절들을 고스란히 해서 이 다음의 11년의 계절도 너와 함께 잘 보내보고 싶다.

너는 나를 걱정하고, 나는 너를 염려 하는. 그런 하루들 속에서. 그런, 나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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