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은, 널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가끔은 허무하고 공허한 그런 때가 있어. 관계에 있어서나 놓여진 상황들 속에서나 때때로 그런 음울한 감정이 느껴지기도하지. 하지만 너의 까맣고 동그란 눈을 마주하고 있을 때면 그런것일랑 하등 무슨 상관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쓸모한 것들은 이내 잊어버리게 되지. 너의 가만가만 하고 따뜻한 숨소리에 맞춰서 오르내리는 보드라운 하얀 털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나는 안식을 되찾곤 해. 그런 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맛있는 간식도 좋고 말캉한 장난감도 좋겠지만, 호기심 많은 네가 마음껏 거리를 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겨 다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많은걸 기대하고 많은걸 바라고 한탄하는 나의 하루 속에서 너는 하나의 안식처야. 그렇게 나는, 모든 순간들 속에서 너를 찾아 헤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