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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Jan 06. 2021

명함과 명암 그리고 나

명함과 나



2021을 맞이하여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명함 2021.ver 을 만드는 일이었다. 2020년에는 멋진 디자이너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기획해서 명함을 만들어 주셨기때문에 소량의 남은 명함은 내가 고이 간직하고 또 홀로서기의 첫 시작이었던 나를 이야기하고 싶을때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줄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하는 명함에는 내가 그린 그림을 넣어 보기로 했다. 가능하다면 해가 바뀌거나 명함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리커버리 책을 출시하는 것처럼 새로운 그림을 넣어서 명함을 제작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면은 굉장한 무채색을 띄고, 한 쪽 면은 다채롭다.  또한 명함마다 금색마카펜으로 내가 그리고 싶은 문양들을 그려넣어볼 생각인데 그때그때 기분내키는 모양과 모습으로 만들어서는 품에서 떠나 보내는걸 진행해볼 예정이다.

솔직히 명함을 나누는 일이 내겐 자연스럽지 않다. 그래서 되려 의도하지 않게 무례를 범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령, 상대는 명함을 건내주셨는데 나는 타이밍을 놓쳐서 전달드리지 못하고 허겁지겁 다음 일정이나 다른인사를 드려야 할 경우에 말이다. 그 타이밍. 타이밍이 어렵다. 한 번은 모 기업 회장님께 명함드릴 타이밍을 잊어 '미인들은 명함을 잘 주지 않으려고 하더군요.' 하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자기 인사도 하지 않느냐는 말씀에 결례를 드렸다 생각에 허둥지둥 명함을 꺼내드렸다. 아직도 생각하면 아찔하다. 사실, 그 이전에도 명함을 받고 내 명함은 주지 않은, 그런 결례를 많이 범했지만 묵묵히 다들 그러려니 해주셨던것으로 짐작한다.

언젠가 보았는데, 실은 명함을 주면 10%보다도 적게 명함을 간직하거나 기억한다고 한다. 그건 나의 경우에도 그런것 같아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지만 그런것 과는 상관없이  어느 자리나 행사를 가면 다들 필사적으로 명함부터 나누는 인사를 나누는데 실상은 인사가 어색해서 명함부터 나누어보고 시작하는건가 혼자 생각한다.

하여간, 고작 명함 하나에 이렇게 유구한 이유를 느작느작 발설해봄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사를 나누고, 나 혼자만의 쑥쑥함을 이겨내고 곱게 전달드려볼 명함과 그것을 맞잡아 주실 나의 인연들을 고대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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