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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by 정석현


'배비장'은 삼겹살, 갈비, 항등심, 쌈밥, 갈비탕 등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서울시립대 후문에서 회기역으로 가는 길에 소재했다. 내가 서울시립대에 입학한 2004년부터 이 식당을 이용했기에 나름 단골이다.


특히 나는 이 식당이 판매하는 쌈밥을 좋아한다. 상추, 깻잎 등 싱그러운 야채와 함께 돼지고기와 조기와 같은 육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건강도 챙기고 맛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자연스럽게 이 식당에서 근로하는 50대 중년 여성 종업원과 친분이 쌓였다. 서로에게 호칭을 '삼춘' '이모'라고 한다.


이러한 이모가 올해 초까지는 멀쩡히 이 식당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내가 이 곳에 갔는데 보이지가 않아 다른 종업원에게 " 그 이모 어디 갔어요? 휴무에요?"라고 물었다.


이러자 이 종업원은 "다리가 다쳐서요. 지금 병원에 있어요. 곧 식당에 나올 거에요"라고 나의 질문에 응답했다.


이 당시 이 답변을 듣고 나는 이 이모 건강을 대수롭지 않게 간주했다. 다리부상은 목숨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나는 오늘 수영을 마치고 허기를 느껴 이 식당을 재차 방문해 쌈밥을 주문했다. 이어 이 식당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이 이모 존재를 확인했다. 애석하게도 나의 눈에 이 이모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나의 입은 이 식당에 서 있는 다른 종업원들에게 그 이모가 식당에 없네요?라고 물었다. 이 질문을 들은 이들은 가슴을 움켜잡으며 그 이모가 난소암에 걸렸다고 나에게 전달했다. "자궁근종이 있었는데 동네 조금만 병원만 이용해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았어. 안타까워. 애를 혼자 키우고 이젠 좋은 사람 만나 잘 살기를 바랬는데. 참 그 사람 열심히 살았는데. 열심히 살아봤자 다 소용 없어" 또한 " 그 이모가 삼춘을 정말 좋아했어. 삼춘 오면 반찬 하나라도 더 챙겨줬잖아"


이를 들은 나는 불과 몇 달 전에 건강했던 이 이모가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얼굴인상이 보름달마냥 밝고 환해서 보기 좋았다.


나는 인문학를 전공해 암에 대해서 잘 모른다. 위암은 생존률이 90%가 넘고 복막암•대장암 등은 생존률이 희박하다고는 들었다. 그런데 신문을 자주 보는 나는 암 치료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사실은 잘 안다. 부디 이 이모가 난소암을 완치해 다시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식탁 위에 제공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이 글을 읽은 브런치 작가들고 몸 관리 잘 하기를 부탁한다. 건강이 재산이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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