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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 적응기 4 - 호야의 쑈쑈쑈

by 일상의 봄

호야는 바깥공기 맡으면 코를 씰룩거리며 좋아하는데

오늘처럼 여름 비가 오는 날에는

하루 종일 창문을 닫아 놔서 호야가 좀 심심했어요.

이런 날은 집사가 조금 더 놀아줘야겠죠!ㅎㅎ

호야~ 주방장이야?

오리 날다? 아니~ 호야 날다

벽에 붙였던 큰 종이를 떼니 테이프가 남았어요.

잠깐 사이 호야가 벽에 붙은 테이프를 뗐어요.

1초 만에 폴짝, 벽을 뛰어올라 집사를 놀라게 했어요.

피용~ 호야 날다!!


'! 어라? 눈을 안 피하네. 이 자식이~ 넌 누구냐!!'

이랬는데 이젠 거울 속 고양이가 자신인 걸 알아요.


호야가 밀당할 때는

집사를 보고 싶어도 직접 안 보고 거울로 봐요.

'저봐 저봐~ 저 집사가 날 안 보고 다른 걸 하네?'

거울을 볼 줄 아는 호야

서랍 열고 물건 꺼내기

호야가 집사 책상 위에 있는 서랍을 열었어요.

얼마 전에 가지고 놀던 이어폰을 기억해서 꺼내요.

이제 몇 년 되니 안 해요. 재주도 한 철인가 봅니다.

서랍 열고 이어폰 꺼내기


간식을 찾아서 먹게 하는 완구는 한 번 쓰고 땡.

터널 놀잇감은 의외로 오랫동안 갖고 놀았어요.

호야 취향은 짐작할 수가 없어요.

왜 자꾸 옆으로 들어가는 건데?

터널 옆으로 들어가기

호야는 출입구로 뻥 뚫린 곳은 재미가 없나 봐요.

굳이 굳이 좁은 옆구리를 비집고 들어갑니다.

단순한 장난감을 제 입맛대로 바꿔서 놀아요.

터널 옆으로 들어가기

맑눈광 호야

호야와 눈이 마주쳤는데요, '여긴 줄 오또케 알았지?'

집사가 청소하는 사이 장롱에 쏙 들어간 호야,

열린 서랍 뒤로 들어가 나만의 숨숨집을 찾아냈습니다.

여기 있는 걸 오또케 알았지?

꼭꼭 숨은 호야

집 안에서 놀 때는 숨바꼭질을 해요.

보통은 세탁기 안으로 들어가는데

급하면 아무 데나 얼굴을 파묻습니다. ㅋ

그리고, 꼬리를 흔들며 자축합니다.

숨어 숨어 빨리 숨어~~~

이번에는 완벽하게 숨은 호야.

머리랑 다리는 물론 꼬리도 숨겼네요.

ㅋㅋㅋ 진짜 완벽하다 호야, 그치?

'호야 나와라' 할 때까지 계속 숨어 있어~

팔다리 머리 다 숨겼어! 완벽해~~ㅎㅎㅎ


나무 좋아, 풀 좋아

호야는 생후 1년간 산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나무 냄새 풀냄새를 음미하며 좋아해요.

산에 두고 가면 산짐승에게 물려 죽는다고 해서

주거지를 옮길 때 데려왔어요.


혼자 내보내면 길고양이와 싸우고 들어와서

요즘은 집사랑 매일 저녁 1시간씩 산책합니다.

집에서는 빽빽 울다가도 밖에 나오면

눈이 초롱초롱~~ 꼬리는 살랑살랑~~

나무 냄새, 풀 냄새 맡고 있는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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