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준이는 우리반에서 가장 말썽쟁이였다. 이리 저리 친구들을 물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는 아이였아. 하지만 너무 독특하고 귀여운 아이였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십자블록이라는 블록있는데 그 블록은 중앙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재준이는 그 블록으로 상자처럼 만든 후 그 안에 닭인형을 넣었다. 그리고 구멍으로 닭 인형의 모가지를 빼올려서 얼굴이 찌뿌려질 정도로 세게 비틀었다. 그래놓고는 다시 닭인형에게 뽀뽀했다.( 글로 묘사하니 뭔가 이상하지만 이 모습을 찍은 영상은 4년 넘게 나의 최애 영상이 되었다.)
그런 독특한 재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짜잔 놀이였다.짜잔 놀이를 어떻게 하냐면 여러 물건을 숨겼다가 짜잔!!하고 보여주는 놀이인데 아이들이 대상영속성이 생기면서 가능해지는 놀이 중 하나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놀이였다.
재준이는 특히나 이 놀이를 좋아했는데 계란 모양의 마라카스를 자기 옷 안에 넣고 없다 없다 한 후 옷에서 꺼내 짜잔!!! 하고 보여주기를 반복했다.
한 번은 계란 모양의 마라카스를 옷 밖으로 꺼내려다가 옷 속으로 다시 빠져 당황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기도 했다.
재준이의 짜잔! 놀이는 내 반응이 커지면 더 커졌는데 이렇게 매일 짜잔!! 하고 놀이하다보니 이게 재준이를 내가 놀아주는 건지 재준이가 나를 놀아주는 건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재준이가 나를 보면 자연스레 계란 모양 마라카스를 가져왔다. 짜잔 놀이를 내가 되게 즐거워한다는 것을 재준이가 알게 된거 같았다~
그렇게 재준이가 나를 놀아주는지 내가 재준이를 놀아주는지 모를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