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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

by 조이홍

<혼모노>를 읽고 성해나 작가에게 푹 빠졌습니다. 한국 문학, 이거 이거 한 세대는 연장(?)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 동네책방을 찾았습니다. 단행본으로 나오기에는 다소 짧은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두고 온 여름>을 구입해 하루 만에 뚝딱 해치웠습니다. 여전히 성해나가 고팠습니다. 도서관에서 <빛을 걷으면 빛>을 빌려와 또 하루 만에 읽었습니다. 작가의 작품에 다가갈수록 더 작가를 갈망했습니다. 작품 수가 왜 이리 적은 건지 더는 읽을 작품이 없어지자 우울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얼마만이던가요, 누군가의 작품과 이토록 강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


성해나, 혹은 그의 작품이 왜 그렇게 좋은 건지 물어보면 거창한, 아니 적당한 답변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 까닭과 비슷합니다. 그냥 좋으니 좋다고 말할 수밖에요. 마치 두 눈에 콩깍지가 씐 것처럼 작품 하나하나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습니다. 젊은 작가가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세상을 톺아보는지 그 경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설렘과 짜증이 동반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오랜만에 가지는 감정입니다.


<혼모노>를 읽고 '책의 여행'을 다시 시작해, 결국 부산으로 여행 보냈습니다. 면지에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적어 보내는 게 책의 여행 핵심 아이디어이기에 무어라 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넷플렉스 왜 보나 성해나 읽지 하던 박정민 배우의 소개보다 멋지게 쓰고 싶었습니다. 마침 요즘 독서할 때 한창 듣는 80년대 발라드가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점이 전혀 없을 것 같던 두 분야에서 묘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오, 나 제법 괜찮은데 하던 순간이었습니다.


혼모노.jpg
이문세 4집, 5집, 이승환 1집, 변집선 1집, 2집의 공통점은?
거를 곡이 하나도 없다.
<혼모도>도 그렇다.

요즘에 재미있는 게 하나도 없다, 권태와 무료를 느끼는 분들에게 비타민보다, 넷플렉스보다 훨씬 좋은 성해나를 권해 봅니다. 왜 억지로 독서를 강요하나요, 성해나가 있는걸요. 안 보면 여러분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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