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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등을 밟듯이 살살 천천히

같이 작품 하는 사람들


함께 연극하는 사람들이다. 얼룩말 등을 밟듯이 살살 천천히 건너오는 연극 동지들의 얼굴이 정다웁다


진정으로 무더운 여름이었다. 여름의 온도와 습도에 떠내려가면서 쉽게 끝장 낼 수도 없는, 그 끝이 잘 보이지도 않는 질문에 길고 긴 대답을 마련하는 나날들이었다.



여기 10년을 한결같이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인연으로, 어떠한 형태의 만남으로 우리는 만났다가 따로따로 흩어지기도 하였다. 함께 모였다가 다시 넓은 세상으로 되돌아간 이들에게도 건강과 행복이 있기를!


최원석의 문제적 희곡 <불멸의 여자>는 녀석이 길고 긴 병원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아마도 첫 관극이었을 것이다. 자기가 쓴 말들이 무대에 올라가는 그 첫날 나는 용케 그 옆자리에 앉아 연극 <불멸의 여자>를 지켜보았다. 그렇다 지켜보았다는 말이 적당할 거다. 극 중 인물들은 내 눈을 찌르고 내 귀를 찌르고 마음을 푹 쑤셨다가 내 몸을 뚫고 지나갔었다. 오래도록 지켜보는 일은 내 몸을 내어주는 일이다. 내 시간이 뭉뚱그려진 내 몸과 정신까지 말이다. 그러한 처사가 곧바로 오래 지켜보는 거다.


먼 세월이 흘러서 다시 마주하는 그 사람들은 그 시절 그 첫공 때와는 조금 달랐다. 어찌보면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서 세상이 달리 보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극장에서 첫 라허섷


희곡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와 <불멸의 여자>는 참 다른 이야기라서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동시에 나타날 거다. 많은 관객을 부를 수도 없는 서른몇 자리 정도 놓여있는 소극장, ‘서촌공간 서로’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시공간이라서 어제 극장 셋업하러 와서부터 벌써 마음이 음음음~ 하면서 좋아진다.


기대하시라! 음음음~!

<좋은희곡읽기모임>의 희곡낭독공연!


내가 언젠가 그대에게 치켜뜬 시선을 떠올리는 만큼 그대도 나를 슬쩍 돌아볼 때처럼 스르륵 극장으로 걸어오시라! 썩 재미가 날 것이로다~!


#좋은희곡읽기모임 10주년

#희곡낭독공연

#서촌공간서로

#감동후불제

2024년 8월 20일 ~ 25일


#거기두루마을이있다

#김숙경 작가 #김성진 연출


#불멸의여자

#최원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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