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시간들의 불안함
직장을 다니다가 이제 아이들에게 내 삶과 시간을 내어주기로 결정하고 그만두었다.
집에 들어와서 육아를 하면,
적어도 뭔가 여유가 생길 줄 알았다.
밤낮없이 울어재낄 아기 때는,
아, 밤중 수유만 안 하게 된다면..
제 멋대로인 미운 세 살 때는
아, 말이 통하고 학교 갈 때가 되면..
학교를 입학 한 뒤에는,
아, 스스로 뭔가를 하는 청소년 기가 되면..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무언가에 온전히 집중하기란 힘들다.
일어나 아침을 챙기고
집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돌아서면 점심시간
내 손으로 밥 대충 먹고 잠깐 숨 돌리고
이것저것 저녁식사 준비, 집안일하다 보면
저녁 식사. 설거지. 그리고 집안 마무리.
애들 챙겨 재우기.
누구를 만날 시간이 오전 잠깐 밖에 없어서
시간 내서 친구들이나 이웃을 만나 브런치를 하니
맘충들은 애들 어린이집 보내놓고 논다.. 는 말에
어이없어 서글퍼했던 기억도 있다.
나는 아직도 무엇인가에 온전히 집중이 힘든
자투리 시간 시간들을 가지고,
여전히 그 조각들을 이어 붙이려 애쓰는 중이다.
나에게 쓰는 시간들은
대부분 자투리 시간을 모아야 가능하니까.
그래서 밤에 잠 안 자려 발악을 하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