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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Oct 16. 2024

우리에게 용기와 통찰을 주세요!

Day 4 용기와 통찰

2024년 9월 2일 월요일


주인공이 처한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그림(굳이 그림이 아니더라도 생각, 고민 등) 알아주는 이를 만났다면 기분이 어떨까. 지금 당장의 힘듦에만 집중해야 할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그림을 이해해 주는 이와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스러운 지점인 것 같다. 

한편, 잘하지 못하는 것을 해달라고 조르는 경우는 어떨까? 주인공은 스스로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양을 그리는 것에 주저한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계속 양을 그려달라고 재촉한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본인 스스로 잘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기를 꺼려하거나 부담스러워한다. 특히 잘 못하는 것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노래나 춤, 그림은 더더욱 그렇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주변에서 계속 부탁하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심한 경우 울음을 터뜨리거나 그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버리기도 한다. 나 역시 준비된 것이 아니면 쉽사리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 왜 그럴까 고민해 봤는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남들의 시선과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아내에게 내가 잘 못하는 영어를 할 때면 뭔가 평가받고 있는 느낌에 주눅이 들어 더더욱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감정과 생각을 이겨내야만 한다고들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0대 아이들 사이에서는 더더욱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남들 앞에서는 해낸다는 것은 지구를 구할 정도의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학교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기와 질투, 비아냥을 무시한 채 단지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해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교직에 있으면서 처음에는 '못해도 도전해 봐라', '못하면 어떠냐' 식으로 격려도 독려도 해봤지만 지금의 와서는 학생들의 문화를 알아버려서인지 쉽지 입을 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물론 이것들을 이겨내고 뭔가를 시도하려는 학생에게는 큰 격려와 응원을 보내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주인공은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한 어린 왕자의 반응을 보고 어떤 것을 느꼈을까? 단지 깜짝 놀라기만 했을까? 내 생각에는 무척이나 기뻤을 것 같다. 주인공 인생 전체를 두고도 알아채지 못했던 자기 그림의 본질을 공감해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아무도 알아주지 못한 자신만의 그림이 있나요?
나아가 이 같은 그림을 알아채는 통찰은 어떻게 하면 기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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