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목수를 할라고
해외에서 나름 사업을 잘해왔다.
국제무역회사를 설립하고
일을 하다 보니 국내 유통회사도 필요해서 그것도 하고,
약간의 여유가 생겨 한식당까지도 오픈했다.
나름 잘한 거 맞나?
13년간 해외에서 너무 달린 듯하다.
이것저것 사업을 진행하다가 결국
건강과 심리상태가 악화되었다.
회복을 위해 집중하는 시기를 가져야만 했다.
그래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걷고
서핑도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그렇듯
나를 비춰보는 시간이 된다.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뭘 해야 건강해지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걸지...
아직 젊기에 뭔가 일을 하긴 해야 하는데
그걸 '일'로서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로서 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목수다.
- 주머니 사정 때문에 집안 가구를 손수 제작했던 때
- 식당 인테리어를 직접 내 손으로 꾸몄던 때
- 엄마 생전의 집을 나와 고모부 단 둘이서 뚝딱뚝딱 만들었던 때
내가 느꼈던 성취감과 행복한 감정
그것이 생각났다.
맨날 앉아서 스트레스받던 사장질은 내려놓고
이제 몸을 쓰는 기술직에 입문하려 한다.
친한 지인들은 내 진로를 듣고 팔짱을 끼며 걱정한다.
몸도 허약한 게,
끈기도 없는 게,
나이도 적지 않은 게,
무슨 게 무슨 게...
내 맘이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
그래서 목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간단하쥬?
우린 이런 상황을 사자성어로 이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