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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전 열한시 Jul 29. 2020

우리집 주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심플하고 단정한 쓰레기통을 갖고 싶었다.

그런 주부의 마음을 반영한 듯 분리수거함은 다양한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진화해 갔다.

하지만 멋진 쓰레기통도 결국 쓰레기를 담는 용도일 뿐이다.

깨끗한 주방과 쓰레기통

사실 애초부터 둘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주방에서 쓰레기통을 감추기로 했다. 하지만 감추는 수납의 최대 단점은 쓰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쓰기 불편하다면 아무리 좋은 수납도 소용이 없다.



쓰기 편하면서 보이지 않게

양념류를 수납하는 레일 서랍 선반에 쓰레기통을 올려 인출식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주었다.

크기가 맞는 쓰레기통이 없다면 종이백을 이용해도 좋다.

양념류는 상부장과 하부장에 나누어 보관 중이다. (레일 서랍에 양념류를 보관하니 여닫을 때 흔들림이 있어 불편했다)

해외 주방 인테리어 사례에서 싱크대에 인출식 빌트인 쓰레기통을 설치해 사용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자리 역시 인덕션 옆이라 키친타월 등을 쓰고 버리기에 편한 위치이다. 달걀 껍데기 등을 버리기에도 딱이다. (양파나 대파 껍질, 조개류와 같은 딱딱한 껍질과 뼈, 씨앗등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이다)


자리도 차지하지 않고 뚜껑에 먼지가 쌓이지도 않는다.

청소 때마다 들었다 놨다 하는  수고 역시 사라졌다.



재활용품은 주방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분리수거함은 베란다보다는 그때그때 바로 버릴 수 있는 주방에 두는 것이 동선면에서 가장 편하다.

싱크대 하부장 한 칸을 비워 위생상 다른 수납과 겹치지 않도록 단독 수납했다.

신기한 것은 공간은 만들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부엌에 쓰지 않는 물건들을 일부 정리하고 수납에 조금 더 신경을 쓰니 비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이 짠하고 만들어졌다.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분리수거시 이동이 편리하다.

쓰지 않는 플라스틱 빨래 바구니를 장바구니 안에 넣어 두니 세척하기도 좋고 쓰기에도 더 편리해졌다.

간단하게 종이박스등을 활용해도 좋다.


종이는 종이백에 따로 담고 나머지는 장바구니에 모은다.


하부장은 훌륭한 분리수거 장소이다. 감쪽같이 감추면서 더없이 편리하다.


이제 더 이상 보기 좋은 쓰레기통에 관심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보기 좋은 수납용품을 찾는 대신 잘 감추는 방법을 택했다.

수북히 쌓인 재활용품과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로 집이 단정해 진다.

디테일의 변화가 집의 전체 이미지를 결정한다.

모델하우스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바닥이 비워질수록 집은 더 미니멀해진다. 미니멀해질수록  공간은 더 빛난다.


결국 가장 보기 좋은 것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a.m_11_00

인스타그램에 매일의 살림이야기를 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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