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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고 엮이고 남는 관계들

관계는 노력의 결과일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by 보요



관계는 노력의 결과일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살면서 수없이 많은 관계를 겪는다. 어떤 인연은 마치 오래 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스며들고, 어떤 인연은 아무리 애를 써도 거리감이 줄지 않는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관계는 노력의 결과일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처음엔 노력이라 믿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 자주 연락하고, 그 사람의 관심사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맞추기 위해 나를 조금씩 바꾸기도 했다. 그렇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가까워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았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이어지지 않는 인연이 있고,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통해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렇다고 해서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에도, 그 안에는 작은 배려와 관심이 숨어 있다. ‘흘러간다’는 건 서로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억지로 손을 붙잡고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나란히 걷는 것. 그 속도를 서로가 존중해주는 것.


관계는, 흐름과 노력이 함께 엮여 만들어지는 그물 같다. 물살에 맡긴 듯 보여도, 실은 서로가 놓지 않은 손의 온기로 이어져 있는 너무 애쓰지도, 너무 놓아버리지도 않는 그 중간에서 진짜 인연은 자라난다.


내가 애써 노력했지만 결국 흩어진 관계도, 별 말 없이도 오래 가는 사이도, 모두 내게 무엇을 남겼다. 그 모든 흐름과 흔들림 위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러니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한다. 붙잡지 않아도 곁에 있을 사람은 결국 머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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