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본질적으로 고립된 행위다.
창작은 본질적으로 고립된 행위다.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오직 자기 자신과의 대화로만 이루어진다. 이 시간은 고독하고, 외롭고, 비생산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완전한 단절’이 있었기에 그 결과물은 타인과 ‘진짜로 연결’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연결’이란 소통, 공감, 공유의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무도 닿지 못하는 깊이에서 스스로를 밀어붙인 시간만이 누군가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다가간다. 즉, 혼자의 밀도가 곧 만남의 깊이를 결정짓는 구조다.
예술이나 글, 음악, 철학이 오랜 시간 동안 고립의 산물로서 더 깊이 있게 사람들을 움직여왔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창작자는 그 깊은 사유의 시간 동안 ’만남‘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만남을 위한 전제 조건을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