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천천히 말라가던 이불 냄새,
햇살에 데워진 흙냄새가 함께 뒤섞이던 마당.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와
슬리퍼를 끌며 걸어다니는 소리,
한 손엔 아이스크림, 한 손엔 물풍선 들고 있던 아이들.
아파트 외벽엔 오렌지빛 늘어진 노을이 스며들고,
테라스 나무 의자는 여름의 열기로 화들짝 뜨겁다.
잠깐 기대 앉으면 등에 나무결이 전해져오고,
나무 그늘 아래선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둥글게 퍼진다.
수박을 먹다 손등에 묻은 붉은 국물,
더위가 가실까 내 얼굴을 호호 불며 부채질하던 엄마의 손
기억 속 어느 여름 오후의 풍경
2025.07.31
한 여름, 건조한 사무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