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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풍요로운 시대

by 보요



지금이야말로 ‘나답게 살기’에 최적의 세대가 아닐까. 물론 ‘나답게 살기’라는 프레임에 갇히지만 않는다면 (요즘 캠페인처럼 번져나가는 ‘나답게 살기’에 대한 폐해를 많이 접하고 있다.(지끈)) 지금 시대가 얼마나 풍요로운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 새삼 느낀다. 나답게 살아도 충분히 사회적·경제적 인프라가 받쳐주는 시대에살고 있는 것 같다.


고도화된 알고리즘 덕분에 내가 선호하는 것들로 사람을 쉽게 만나고, 좋아하는 분야에 돈을 쓰며, 그것이 곧바로 경제활동으로 이어진다. 굳이 관심 없는 것들을 억지로 따라가지 않아도, 필요한 자원들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굴러들어 온다.


반대로, 실제 내 관심사와 전혀 상관없는 것을 억지로 쫓으려 할수록, 사회 전반에 깔린 가속화된 개인 맞춤 고속화 시스템은 그 격차를 더 벌려놓는 듯하다. 오히려 잘됐지 뭐. 관심 없는 길에서 벗어날 핑계를 얻은 셈이니까.



각 사람마다 속도는 달라도, 방향은 자기 축으로 맞춰져 있으니 속도보다 지속성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조금 내어줄 수 있다면, 내가 선택한 것을 천천히 따라가도 충분히 살만한 풍요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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