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각으로 지난 주말 메이저리그에서는 Players' Weekend(8/15~17)가 진행되었습니다.
Players' Weekend를 맞아 선수들은 본인들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장비들을 커스터마이징하여 경기에 나섰습니다.
올해는 특히 각양각색의 화려한 방망이들이 팬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LA 다저스의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세 아들의 이름(Charlie, Brandon, Maximus)을 새긴 빨간색 방망이를 들고나왔습니다. 방망이의 색깔은 장남인 찰리가 직접 골랐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프리먼은 장남 찰리의 이름을 새긴 배트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아들 찰리에게 좋은 기운이라도 받은 것일까요? 프리먼은 1회 말 첫 타석 1사 1,2루의 찬스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를 상대했습니다.
결과는 중견수 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422피트짜리 대형 스리런 홈런.
프리먼의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는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했고, 경기 후반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무키 베츠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5-4, 1점 차 진땀승을 만들어냈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다저스는 다시 샌디에이고에 2게임 차 앞선 지구 선두에 등극했습니다.
프리먼이 배트에 세 아들의 이름을 새긴 건 단순히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애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막내 맥시무스는 지난여름 희귀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진단을 받아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 면역계가 말초신경을 공격하여 근육 약화와 감각 이상을 일으키는 드문 신경학적 질환
아들을 돌보기 위해 지난 시즌 팀을 떠나 한동안 결장하기도 했던 프리먼이었는데요.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다시 다저스타디움으로 프리먼이 돌아왔을 때, 다저스 홈팬들은 따뜻한 기립박수로 아들 맥시무스의 빠른 회복과 프리먼의 복귀를 환영하며 큰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홈팬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한 듯 프리먼은 복귀 첫 타석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정규 시즌 막바지 프리먼에게 닥친 부상. 이를 극복하고 만들어 낸 월드시리즈 1차전 끝내기 만루홈런. 그리고 지난 월드시리즈부터 이어진 월드시리즈 5경기 연속 홈런. 감동적인 월드시리즈 우승과 월드시리즈 MVP 수상까지. 지난 시즌 프리먼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감동적인 서사였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새긴 프리먼의 방망이는 아들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회복과 생존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과연 올시즌에는 어떤 이야기가 프리먼을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