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설 Sep 28. 2024

신이라도 된 것처럼,

가끔 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나는 당신에 대하여 전부 적을 수 있어.


1. 당신은 잠에서 깬 몸을 겨우 일으키고, 숨을 쉬며, 생각을 한다.
2. 당신은 사랑과 성공을 원한다.
3. 때로는 당신이 한 행동에 의문을 가진다.
4. 당신은 당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5. 당신은 종종 외향적이며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높은 붙임성으로 원만한 관계 유지를 하고자 하지만, 때로는 내향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도 한다.

문장의 작성과 존재의 실존, 무엇이 선행되었냐는 질문에 나는 실존에 입을 맞춘다. 실존의 정의, 정의의 실존, 내 삶은 본성이 틀어져 뒤엎어진 테이블, 그러니 정의도 없고, 정의할 수도 없고.

내가 신이라면 나는 아브락사스.

선과 악, 나는 그 둘 사이의 선 위에 올라가, 음, 

악을 쓰련다-.
A 단조의 음악, 제목은 무제(無題).

당신이 나를 적는다면 그 백색의 종이를 흑색의 문장으로 가득 채워야 할 터이니, 작성이 끝난 다음에 내 귓가에 음절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속삭여줘. 복음이 끝난 후에 나는 당신을 위해 염소 한 마리 제물로 바칠 테니.

거짓, 거짓, 거짓.
진실은 오직 실존, 그리고 실존의 진실은 오직 나.
진실된 숨을 쉬는 그 존재의 이름은 오직.
그가 내쉬는 숨의 이름은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작가의 이전글 인간은 지향하는 한 방황한다고 하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