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지금까지, 나를 변화시킨 언어
"당신은 왜 항상 그래?"
상담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10년을 함께 산 부부도,
20년을 함께 산 부부도 이 한 문장으로 서로를 무너뜨린다.
"당신은 맨날 늦어."
"넌 항상 네 생각만 해."
"넌 한 번도 나를 이해한 적이 없어."
2010년, 나는 상담자로서의 진로를 고민 하던 중에
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를 처음 만났다.
당시의 나는 파트너와의 여러 갈등으로
"왜 그렇게 이기적이에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상처받잖아요"라고 겨우 말하고
돌아서서 숨죽여 우는게 전부였다.
그런데 우연히 읽게 된 <비폭력대화> 책은 달랐다.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가 아니라,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까요?"를 물어주었다.
당시에 나를 상담해주시던 선생님의 권유로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를 처음 펼쳤을 때, 나는 조금 회의적이었다.
'비폭력'이라는 단어부터 낯설었다.
나는 누군가를 때리거나 소리 지르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계속 나 자신에게 '더 착해져라'고 강요하는 책일까봐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내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 안에 폭력이 있었다는 것을.
그 언어에 내 억울함, 분노가 수동공격으로 담겨 있었다는 것을!
"왜 그렇게 했어?" (판단)
"그건 네가 잘못한 거야." (비난)
"나는 괜찮아." (감정 부정)
"네가 나한테 그래서 내가 화났어." (책임 전가)
비폭력대화는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해체했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가르쳐주었다.
관찰 - 느낌 - 욕구 - 부탁
이 네 단어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삶의 나침반이 되었다.
샤르프네크 학교에 있었던 트레이너 마리안과 슬로바키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NVC를 나누고 있는 레베카
제대로 비폭력대화를 배우고자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찾아다녔다.
더욱 비폭력대화를 실천하고 싶어서 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도 일하기 시작했다.
그냥 배우기만 했으면 좋았을걸 일하러 들어가니 모든 단체가 그렇듯
여지없이 실망하고, 상처 받는 애도의 시간이 있었다.
일상에서는 매우 폭력적이면서 비폭력대화를 강의한다고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면서 충격도 받았고,
여러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통과하고 나니 비폭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보다 내 삶에서 비폭력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면교사 삼게 되었다.
가장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또한 가장 감사한 인연들을 만난 시간이기도 했다.
많은 강의와 워크숍을 참석하고, 스텝으로 일하고,
외부에서 요청하는 강의를 나가면서 조금씩 체화해갔다.
비폭력대화를 함께 배우고 실천하며 계속 우정을 쌓고 있는 친구들 바르셀로나, 아테네에서 트레이너로 활동중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실수한다.
힘 있는 누군가에게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서 파워 언더(power under)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도 모르게 파워 오버(power over)한다.
평가와 판단으로 말하다가 후회하고, 빈약한 자기공감을 하며 잠들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폭력대화는 완벽해지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
그것은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알려주는, 평생의 연습이다.
루미의 시에 나오는 '옳고 그름이 없는 들판'에서,
나 자신과 혹은 누군가와 만나는 그 순간들.
비폭력대화는 바로 그 들판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비폭력대화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배우고, 실천하며 살고 싶다. @벨기에
앞으로 이 공간에서, 나는 13년간 상담실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한다.
부부가 서로를 향해 던진 말들,
부모가 아이에게 했던 말들,
직장에서 오간 말들,
그리고 내가 나 자신에게 했던 말들.
그 말들이 어떻게 폭력이 되고, 어떻게 치유가 되는지.
비폭력대화가 어떻게 관계를 회복시키고, 사람을 변화시키는지를 나누고 싶다.
비폭력대화관련 책이 참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상담실에서 만나서 함께 웃고 울었던 이야기들을
마셜 로젠버그 선생님의 비폭력대화 렌즈로 바라보고, 나누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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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심리상담사가 현장에서 배우고 실천한, 살아있는 비폭력대화 이야기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nv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