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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소설을 쓸 상이냐

첫 대규모 공모전 참여 후기

by 회색토끼


아마 지난 달에 내가 이 글을 썼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https://brunch.co.kr/@tpfpsldk920/38


7월부터 두달여간 밤잠, 새벽잠 쪼개가며 영혼을 불태워 써내려갔다. 한참 공부에 대한 도피처로 행복하게 글을 쓰던 그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나조차도 다음화가 기다려지고.

힘들었지만 좋았다. 김토끼의 퇴사일기 시리즈 연재와 병행하려고 하니 더 힘들었었다. 그래도 좋았다.


몇 번을 뒤집어엎었었다.

첫 설정은 출판사가 좋아하지 않을 소재라고 했다.

눈물을 머금고 그놈의 악마를 보내줬다.

악마 대신 토끼를 투입하기도 했다.

과하다고 또 욕을 먹었다.

그렇게 n 번...


드디어 이정도면 무난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1화부터 10화까지를 3번이나 썼다.

여태까지 내가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장르이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삐걱거렸지만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서사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게 내새끼가 되는 길이었다. 한 명 한 명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그 길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렇게 비축분 35화를 만들었고 공모전 접수기간동안 완벽하게 딱 30화까지 업로드했다.


그런데...?

예심 기간에도 연재를 하면 좋다는 이야기와 예심에 굳이 연재를 해야하냐는 썰이 분분했다. 나는 비축분이 당연히 더 없었고 지쳤기 때문에

(이때부터 핑이가 ㅈㄹ맞아졌던 것은 안 비밀...)

갑자기 몸이 아파왔다. 그래서 당당하게 연재를 때려치웠다. 김토끼도 완결을 내버렸다.


그러니까...헛헛했다. 다시 글을 쓰지 못하던 그 때로 돌아가버린 것 같았다. 쓰다가 안 쓰니까 또 안 쓰는 관성에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게다가 본선에 갈지 어쩔지 모르는..애매한 성적.

여기저기 구걸하듯 홍보하러 다니긴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나에게 강제 마감을 줘보려고(라고 쓰고 사실은 마음이 흔들려서) 본선용으로 아껴두었던 비축분 5회를 풀었다. 연재를 때려치우니 좀비처럼 중간계의 수호자처럼 유지하고 있던 랭킹은 차트아웃 수준까지 떨어졌었었다. 간신히 차트아웃은 막았지만 이제 관심을 가지던 사람들이 다 떠나갔는지 조회수가 반토막이 났다.

이게 무슨 의미지...? 싶었다. 내글구려병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그래서 그래, 이제 나 할 만큼 했어. 나머지는 신의 뜻이다. 하고 정말로 그만 쓰려고 했다. 다음 이야기도 생각이 안 났다. 큰 틀의 기승전결 시놉시스도 다 있었지만 그것을 엮어나가는 징검다리 에피소드들까지 명확하게 설정되어있진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만뒀다.

안녕. 그동안 즐거웠어 얘들아.

그리고 랭킹은 보란듯이 차트아웃이 되었다.


그뒤로 나는 엄청나게 아팠다. 이유없이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아이를 재우면서 같이 쓰러졌다. 낮에도 좀비처럼 있고 갑자기 삶의 의미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때로...그 치열하게 살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느날 밤. 그 날도 아파서 아이와 함께 잠들었다가 머릿속이 시끄러워서 부스스 깼다. 너무 아픈데도 쓰고 싶어졌다. 자꾸 떠오르는 장면이 한 컷 있었다. 그 장면을 써내려가지 않으면 계속 머리가 아플 것 같았다.

https://naver.me/GOhWEEPY

그게 이 회차였다.

(궁금하다면...클릭클릭★★★★★)


이 다음부터 갑자기 머릿속이 정리되면서 또 새로운 인물이, 설정이 떠오르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졌다.

또 3번째 공지를 번복하고 라이브연재를 하기로 결심한다. 나의 든든한 지원군 Jin 작가님과 마음의온도 작가님이 응원해주셨다.

11월 4일이면 모든 게 다 끝나니까. 그 때까지 난중일기처럼 나의 글쓰기 생존일기를 남겨보고자한다.


나는...소설을 쓸 상이 맞는걸까?



저를 응원해주고싶으신 분들은...

https://naver.me/xoQcBM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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