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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10년간의 소회

리더십의 본질: 성과에서 문화(文化)로의 진화

by gracious man



리더십의 하수는 성과를 만들고, 중수는 사람을 키우며, 고수는 문화를 만든다


10여 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깨달은 가장 큰 것은 리더십의 발휘란 단순한 관리 기술이 아닌, 조직의 DNA를 형성하는 문화 창조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리더십을 성과 창출의 도구로만 인식하지만, 이는 리더십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제1단계: 성과 창출의 함정


경영자는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시적인 리더십의 형태다. 많은 기업이 단기적 실적과 매출 성장에 집중하며 이를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이, "이익은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존재 이유의 타당성을 시험하는 척도"이다. 단기적 성과에 매몰된 조직은 결국 성장의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제2단계: 인재 육성의 도전


리더십의 다음 단계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경영자가 단순히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사람을 통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며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조직의 성패가 개별 인재에게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장기적인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 한 명의 뛰어난 리더나 핵심 인재의 이탈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3단계: 조직문화 창조의 예술


진정한 리더십의 정수는 조직문화 창조에 있다. 포드 자동차의 전 CEO인 마크 필즈(Mark Fields)가 강조했듯이, "문화는 전략을 아침식사로 먹어치운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시스템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조직의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잘 정립된 조직문화는 매뉴얼이나 프로세스보다 더 강력한 실행력을 만들어낸다.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들며, 누가 떠나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을 구축한다. 이는 마치 토양과 같아서, 건강한 토양이 있어야 좋은 작물이 자랄 수 있는 것처럼, 건강한 문화가 있어야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조직문화의 근원: 신뢰와 관심


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관계에서 태동한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나 제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상호작용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 형성된다. 리더는 이러한 신뢰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리더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우리는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고 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사람을 성장시키고 있는가?
우리의 문화는 조직의 미션 달성에 기여하고 있는가?


진정한 리더십의 완성은 리더가 없어도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생적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중국 고전에서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정치 상태, 즉 백성들이 임금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태평성대를 누렸다는 요순시대의 '무위지치(無爲之治)'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리더의 영향력이 가장 깊이 스며든 상태를 의미한다. 마치 훌륭한 교육자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처럼, 뛰어난 리더는 조직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만들어낸다.


사람이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뉴얼과 프로세스가 사람을 일하게 만들고


잘 짜인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면 조직이 잘 운영될 것 같지만


그 조직을 일하게 하는 진짜 주인공은 바로 문화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는 좋은 문화와 나쁜 문화가 있다는 것.

그것을 정하고 이끄는 것이 리더이고 리더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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