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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사진 #2

간디의 물레

by 노용헌


한 장의 사진이 모든 걸 바꾸어 놓을 수도 있고, 오역된 해석으로 남겨질 수도 있다.

사진이 첫 느낌은 푼크툼이지만, 해석된 스투디움은 받아들여지고, 이해되고, 전달되어지기에 그 쓰임에 따라서 정반대로 사용될 수도 있다. 체 게바라의 얼굴 사진이 패션의 아이콘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1946년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유명한 사진 <물레와 간디>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사진중 하나이다. 그녀는 사진기를 들고 마하마트 간디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간디가 물레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과연 그녀는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간디에게 포즈를 취해 달라고 했을까, 아니면 갔더니 상황은 간디가 물레를 하고 있을 때, 있는 그대로 찍었을까.

사진가는 무언의 모습속에서 그 순간의 찰나를 포착했다. 간디의 비폭력주의를 물레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간디는 물레로 상징되어진다. 물레는 간디의 정신세계를 말한다. 물레는 간디의 말 그대로의 아이콘인 셈이다.


그녀는 간디의 역사의식과 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저 사진기자로서 단순히 그의 모습을 찍기보다는 그의 정신세계를 담아내고 싶어했다. 그녀는 인도의 상징인 물레 짓는 법까지 배웠다고 하니 말이다. “물레 짓는 사람을 찍고 싶으면 그가 왜 물레를 짓는지 생각해보라. 이해 한다는 것은 찍는 일만큼 중요하다.” 그녀는 피사체에 대한 이해만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여겼다. 간디는 버크 화이트의 이러한 노력에 감동했고 그녀를 가장 신뢰하는 서방의 기자로 생각했다. 피사체와 관계속에서 사진가는 피사체인 대상에게서 신뢰를 얻는 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피사체가 사진가에게 마음을 연다는 것. 그만큼 관계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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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는 물레 앞에서 그의 ‘진리의 길’을 찾으려 했다. 그가 이끌었던 비폭력 불복종운동이 식민지 인도에서, 그의 사상을 대변한다. 자이나교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았던 그의 추모 공원 묘비에 새겨져 있는 내용이다.

7가지 사회악(Seven Social Sints): 1.노동없는 부, 2.양심없는 쾌락, 3.인격없는 교육, 4.도덕없는 상업, 5.인간성없는 과학, 6.헌신없는 종교, 7.원칙없는 정치.


“간디사상에 물레의 상징이 갖는 의미가 드러난다. 간디는 모든 인도사람들이 매일 한두 시간만이라도 물레질을 할 것을 권유하였다. 물레질의 가치는 경제적 필요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간디의 물레,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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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간디의 사진중 하나는 그녀가 인도에서의 마지막 날 간디와 인터뷰를 하면서 위 사진에 서명을 요청했고, 간디는 사진에 서명을 해주고 난 다음 수 시간후에 마하마트 간디는 암살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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