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아래 기사에서 인용했습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AI와 같은 초대형 기술 혁신의 끝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나뉜다”
“인공지능(AI)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태는 아닐까...? 진정한 위기는 AI 혁신에 뒤처지는 것... AI 거품이 터지는 것보다 AI 붐에 올라타지 못하는 게 더 큰 리스크”
굴리는 자산(AUM)만 2670억유로(약 454조원)인 글로벌 ‘투자 큰손’이자, 세계 2대 사모펀드인 EQT를 이끄는 수장.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관련 기업이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AI 버블론’.
-최근 번지는 ‘AI 버블론’에 대한 생각은.
“역사적으로 AI와 같은 초대형 기술 혁신이 일어날 때는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향... 투기로 인해 가격 거품 발생.... 우려도 사실이지만 기술 혁신 끝에는 반드시 명확한 승자와 패자가 나뉜다”
-그 승자와 패자는 어떻게 갈린다는 뜻인가.
“AI는 우리 세대가 겪을 가장 핵심적인 메가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 버블이 붕괴되는 것보다 AI라는 메가 트렌드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훨씬 큰 리스크라고 판단”
-EQT는 AI 산업에 어떤 형태로 투자하고 있나.
“벤처·성장 단계에선 ‘토종 AI 기업’ 위주로 투자하고, 인프라 부문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통해 AI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EQT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은.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 바이아웃(buy-out·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투자 방식) 비즈니스에 집중... 벤처부터 성장 기업까지 함께 키우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주로 어떤 인프라에 집중하나.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를 돌리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 전환 기술 관련 투자 비중도 적잖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감당할 에너지 생산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우리는 AI·디지털화, 에너지 전환, 인구 구조 변화 등이 앞으로 세상을 바꿔 나갈 메가 트렌드라고 보고 있고,... 메가 트렌드에 발맞춰 에너지 전환과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대외 리스크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전략인가.
“그렇다. 투자 관점에서 오늘날처럼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리는 투자를 결정할 때, 먼저 통제할 수 있는 요소와 통제 불가능한 요인을 명확히 구분한다. 물론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 창출 가능성이 큰지 따져봐야겠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큰) 현재 상황에선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특히 무역 정책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국내·지역 기반 기업일수록 투자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지금처럼 지정학적 환경이 불안정한 때에는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안전성만 추구한다는 뜻인가.
“자국에서 강한 존재감을 갖고, 성장성이 높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여지가 있는 ‘알파 기업(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
-가상 화폐나 양자 기술과 같은 초기 기술에는 관심이 없나.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낮게 두고 있다. 가상 화폐와 관련해선... 초기 단계나 기술 기반 투자를 통해 접근했다. 양자 기술도 마찬가지다.... 나중에는 투자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아시아 시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아시아는 성장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미국은 소수의 기업이 주가지수를 좌우하며 밸류에이션 집중도가 과도한 수준이다. 반대로 아시아는 역동성이 큰 인도에서부터 안정적인 일본까지 시장 다양성이 있다.”
-인도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인도는 EQT가 중시하는 ‘인구 구조 변화’라는 메가 트렌드가 활발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인구 증가로 젊은 노동력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중산층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덩달아 자본시장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도가 새로운 AI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동의하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인도는 IT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 풀을 갖추고 있고, (인도의 정부와 기업들이)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최근 중국이 첨단 기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지역 영향력이 큰 중국은 우리가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시장이다. 중국의 테크 기업들이 어떤 기술에 주력하고 있는지,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매우 역동적이면서 동시에 복잡한 시장이기 때문에... 초기 단계 투자에서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들을 더 많이 보고 있다.”
-중국 투자에 신중한 이유는.
“중국은 경영권 인수 장벽이 상당히 높다. 또 규제 환경, 지배 구조, 정보 접근성 측면 등에서 사업상 어려움이 적잖다. 경영권 확보에 성공한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쉽지 않은 구조다.”
-한국 투자 사례는.
“최근에 주목할 만한 투자 사례로는 한국의 전사적 자원 관리(ERP)·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 AI 기반 HR 플랫폼 ‘리멤버’, 폐기물 처리 기업 ‘리에나(구 KJ환경)’에 대한 투자가 있다.”
-한국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산업 분야가 있나.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M&A 시장 중 하나다. 더구나 글로벌 수준의 인재를 보유하고 있어 사모펀드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의 헬스케어와 테크 서비스 등에 주목하고 있다.”
-2026년 경제는 어떻게 내다보나.
“기본적으로 내년에도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글로벌 환경을 지배할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밸류에이션 격차 등)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거래 환경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
[혼잣말]
금요일엔 이 신문의 이 섹션을 눈여겨 보게 된다. 이른바 야마 뽑아내는 건 정말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