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딩해피니스
헬렌 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자서전은 워낙 유명한 책이다.
숲 속을 산책하고 돌아온 친구에게 그녀는 물었다.
"무엇을 보았어?"
아마도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질문을 했을 것이다. 친구의 눈을 통해 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을 최대한 세세하게 표현해 주길 원했을 것이다.
"별로 특별한 것은 없었어!"
친구는 늘 보던 곳이라 특별한 것이 없었을 것이다. 혹은, 못 보는 친구의 속상한 마음을 배려(?) 해서 마음 상하지 않도록 그리 좋은 것이 없다고 툭 던지듯 말했을 법도 하다.
단 한 번이라도 어두운 세상을 빠져나와 밝은 빛을 보고 싶은 그녀는 사흘만 눈을 뜨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상을 했다.
첫째 날은 눈을 뜨는 첫 순간 자신을 어둠에서 구해준 설리번 선생님을 보고 싶어 했다. 선생님뿐만 아니라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주변의 사람들을 간절히 보고 싶어 했다. 그리고 오후엔 숲으로 산책을 나가고 싶어 했다.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과 인자한 모습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을까? 그 얼굴을 못 본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참 힘들었을 것이다. 가족과 친구의 얼굴을 못 본다면, 삶이 얼마나 힘들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자연을 눈으로 보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어두울까?
둘째 날은 동트기 전에 일어나서 밤에서 낮으로 바뀌는 그 설레는 순간의 기적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했다.
우리에게는 해가 뜨고 지는 것이 일상이어서 전혀 관심도 없는 나날들이지만 그녀에게는 그 자체가 엄청난 기적이었을 것이다.
셋째 날은 큰길로 나가 부지런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을 지켜보는 것, 하루하루를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보고 싶어 했다.
일상이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눈으로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느낀다. 늘 반복되는 일상을 그냥저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거실의 블라인드를 걷으며 동물원 냄새가 진동하는 강아지의 배변 패드를 갈고, 시원한 물 한 잔에 유산균을 꿀꺽 먹으며, 향긋한 커피를 내리며 주방을 정돈하고,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들고 거실 창밖을 내다보는 일상들... 일상의 감사함을 뽑자니 수두룩 빽빽하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할 뿐이다.
토요일 주말 아침, 딸아이 학원을 바래다주고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참 감사하다. 주말이니 조금 더 늦잠을 자고 싶고, 이불속에서 뒹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 삶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느낀다. 딸아이 올 때까지 나에게는 오롯이 4시간이 주어진다. 오늘 읽을 책도 기대된다.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본다. 감사할 일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I thank God for everything!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본다.
감사할 일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지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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