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루미 릴레이 (gloomy relay)

브런치 작가 18인의 릴레이 연작 에세이

by 단아한 숲길


우울하고 불안한 시대의 위로, 희망, 극복 그리고 나름의 이야기들

브런치는 하나의 별이다. 내가 브런치라는 별에 입성한 건 2020년 4월이었고 브런치 안에서 마음껏 글을 쓰며 소통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려왔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한결같으면 좋으련만... 다른 취미 활동에 집중할 때는 뜸해지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브런치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글루미 릴레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이다.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었으나 이제야 글을 남긴다.


글루미 릴레이, 18인의 작가가 전하는 글루미 한 이야기

글루미란 우울하고 침울하다는 뜻을 갖는다. 환희라던가 희망이라는 단어와 매우 대비되는 단어이다. 내면에 잠들어 있던 깊은 슬픔을 깨워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제목을 보는 순간 작가님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18명의 브런치 작가들이 함께 만든 이 책은, 단순히 글을 엮은 것이 아니라 삶의 결이 녹아든 이야기들을 엮은 한 편의 서사였다. 읽다 보니 재미있어서 거의 한 호흡에 읽었다. 브런치에서 인연을 맺은 여러 작가님들의 글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친근했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작가들이 모여 릴레이처럼 이어 썼기에 글마다 풍경이 전환되는 느낌이었다. 어떤 글은 조용한 새벽 창밖을 바라보게 만들고, 또 어떤 글은 무심히 흘려보낸 일상의 소중함을 되짚게 한다. 공통된 형식 없이도 이토록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속에 깃든 작가들의 개성과 진심이 큰 울림으로 남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브런치라는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이름을 책에서 마주하는 기쁨이었다. 평소 브런치에서 종종 읽고 공감하던 작가님들이 책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단어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 흔적이 느껴졌고, 누군가는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는 따스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출간일이 내 생일과 가까워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책이 배송되었을 때 마치 생일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조용히 내 앞에 놓인 한 권의 책, 삶의 여러 결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듯 이어진 이 책이 오래도록 독자들의 곁에 머무는 책이 되기를 바라본다.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연결된다. 참여한 18인의 작가님들 모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계속 써 내려가시길 응원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숲길의 책수다) 럭키 드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