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18인의 릴레이 연작 에세이
우울하고 불안한 시대의 위로, 희망, 극복 그리고 나름의 이야기들
브런치는 하나의 별이다. 내가 브런치라는 별에 입성한 건 2020년 4월이었고 브런치 안에서 마음껏 글을 쓰며 소통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려왔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한결같으면 좋으련만... 다른 취미 활동에 집중할 때는 뜸해지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브런치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글루미 릴레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이다.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었으나 이제야 글을 남긴다.
글루미란 우울하고 침울하다는 뜻을 갖는다. 환희라던가 희망이라는 단어와 매우 대비되는 단어이다. 내면에 잠들어 있던 깊은 슬픔을 깨워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제목을 보는 순간 작가님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18명의 브런치 작가들이 함께 만든 이 책은, 단순히 글을 엮은 것이 아니라 삶의 결이 녹아든 이야기들을 엮은 한 편의 서사였다. 읽다 보니 재미있어서 거의 한 호흡에 읽었다. 브런치에서 인연을 맺은 여러 작가님들의 글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친근했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작가들이 모여 릴레이처럼 이어 썼기에 글마다 풍경이 전환되는 느낌이었다. 어떤 글은 조용한 새벽 창밖을 바라보게 만들고, 또 어떤 글은 무심히 흘려보낸 일상의 소중함을 되짚게 한다. 공통된 형식 없이도 이토록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속에 깃든 작가들의 개성과 진심이 큰 울림으로 남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브런치라는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이름을 책에서 마주하는 기쁨이었다. 평소 브런치에서 종종 읽고 공감하던 작가님들이 책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단어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 흔적이 느껴졌고, 누군가는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는 따스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출간일이 내 생일과 가까워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책이 배송되었을 때 마치 생일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조용히 내 앞에 놓인 한 권의 책, 삶의 여러 결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듯 이어진 이 책이 오래도록 독자들의 곁에 머무는 책이 되기를 바라본다.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연결된다. 참여한 18인의 작가님들 모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계속 써 내려가시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