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미지근한 마음은 들키지 않으면서
적당한 글솜씨로 그걸 덮으려 하니
그게 되겠나,
이 사람아.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데
나쁜 사람으로 남는 건 또 싫어서
그럴싸한 몇 마디로 얼버무리려고 하니
그게 되겠는가,
이 사람아.
그러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 친구야.
자네 인식이
입 밖으로 나오길 거부하는 것,
나는 그것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대 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글쓰기를 단념하는 것,
그것도 그대에겐 창작이라.
침묵도 그대에겐 아름다움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