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사무실의 시계가 천천히 12시를 향해 움직일 때, 나의 마음속엔 은밀한 설렘이 피어오른다. 이날을 기다리며 한 주를 버텨낸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 바로 금요일 오후 반차다. 이 반차는 단순히 일을 일찍 끝내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한 주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잠시나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자유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반차를 신청한 오늘 아침부터 마음은 이미 오후의 자유를 기대하고 있다. 출근길의 발걸음은 가볍고, 사무실의 공기는 평소보다 신선하게 느껴진다.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머릿속 한편에는 오후에 집에서 눕눕 하는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더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곧 나는 이곳을 벗어나, 내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제 곧 12시가 된다. 나는 해야 할 일을 초스피드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제 10분 남은 시간 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 준비를 하면 된다. 어서 빨리 컴퓨터를 종료하는 시간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반차의 행복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저 나를 위한 시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더 크다. 아무 계획 없이 집으로 향해도 그저 행복할 뿐이다.
특히나 금요일 오후 반차는 직장인에게 있어 꿀이다. 오늘 놀아도 내일 놀 수 있고, 그 담날도 또 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