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만학일기
전문인력 존중과 인문적 가치 재해석 관건
역사인물 심동로 얼 선양 학술세미나 선행학습을 위한 제3차 온라인 세미나가 28일 오전 줌(Zoom)으로 열렸다. 발제자 박용재 단국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 등 교수와 지역학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역 문화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현실진단과 논의가 진행됐다.
박 교수는 뮤지컬 감독이자 극작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콘텐츠 활성화 전략을 발제하며, 전문인력에 대한 존중과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편화와 사랑”이라며 “문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역사인물을 기념하는 차원보다, 지역사회 전체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콘텐츠 개발의 키워드를 인문적 가치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안이다. 박 교수는 심동로의 청렴과 공명정대함, 백성의 신임을 받았던 행정가로서의 면모, 권력 다툼을 멀리하고 학문을 추구했던 태도,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한 인본주의 정신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누정문학의 풍류와 멋을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현대인을 위한 치유와 힐링의 공간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류 콘텐츠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낼 때 비로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는 문화 콘텐츠 개발의 기본 원칙을 상기시킨다.
박 교수는 “관점은 상상력으로, 콘텐츠는 창의성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 체험을 통해 시대정신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역사인물 선양 사업이 학술적 권위나 거창한 담론에 머물지 않고,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국 브랜드 중심의 심동로 얼 선양 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전문인력을 동원하느냐가 아니라, 그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지역 문화 발전의 핵심은 화려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민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화적 가치의 보편화에 있다는 박 교수의 제언은 지역 문화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제4차 온라인 세미나는 12월 첫 주 목요일 오전 10시 지역문화 아카이브 공공영역 재구성을 주제로 토론을 펼칠 예정이며 최종 현장 학술세미나는 오는 12월 11일 동해문화원 대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