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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시불 Jan 06. 2023

'일 인분'과 보상

당신은 회사에서 '일 인분'에 걸맞은 보상을 받고 있으신가요?

'일 인분'

협동을 필요로 하는 게임에서 유저가 제 역할을 다 했는지 확인하는 개념이 '일 인분'이다. 회사에서도 자신의 '일 인분'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의도적으로 '일 인분'만큼 일을 하거나(유사한 개념으로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 있다.), 자신의 기준으로 '일 인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게임은 성과를 측정하는 기간이 짧고, 결과가 명확하며, 유저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에 '일 인분'을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성과가 장기간에 걸쳐서 나오는 경우가 많고, 결과에 대한 기여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 인분'을 측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내가 공정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회사가 생각하는 보상

회사는 올해의 물가상승률과 내년도 투자를 반영한 매출과 이익을 달성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모든 회사는 이를 반영하여 생존을 위한 매출과 이익 목표를 수립한다. 또한 매출과 이익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인원수와 지급 가능한 보상 수준을 결정한다. 따라서 회사가 당신에게 지급한 올해의 보상은 올해 매출과 이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신에게 배팅한 금액이다. 예를 들어, 당신과 같은 업무에 채용을 늘린다면 당신에게 배팅을 적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금이 많은 회사도 있다. 당신이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너무 부럽다.


만약 회사가 계획했던 매출과 이익(주로 이익)을 넘어서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추가 보상을 한다. 정확히는 이익공유(Profit Sharing)를 하는 것이다. 개인 또는 팀별로 금액 또는 비율이 고정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회사가 더러 있는데 이는 이익공유라기보다는 기본급의 일부를 조건부로 지급하는 기본급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회사가 보상을 책정하는 간단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공정하게 적정한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인가? 당신은 다음 연봉협상에서 어느 정도 인상된 보상을 요구할 것인가?


'일 인분'과 보상

우선 '일 인분'을 정의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일 인분'을 다른 사람과 비교한 상대적인 정의를 내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는 절대적인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이 좋다. 즉, 내년 설정된 회사 목표와 이익에서 자신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올해 자신의 보상 수준에 부합하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상사 또는 관리자와 꼭 합의를 해야 한다. 상사 또는 관리자와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서로 다른 기준으로 연봉협상에서 결론이 날 수 없는 난상토론을 경험할 것이다. "팀장님, 저의 '일 인분'에 대해 얘기해 보시죠."라고 작정하고 합의를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단둘이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팀장님, 그 프로젝트 있잖아요. 그거 제가 그 정도만 하면 잘한 것이겠죠?"라고 큰 업무 단위로 수시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것이 '더' 받아야 할 보상 또는 '덜' 받아야 할 보상이 된다. 사람들은 모두 자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높게 평가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일 인분'은 대체로 낮아질 필요가 있다.


회사의 경영지표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면 보상은 오르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물가가 오르면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보상이 오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임금의 성격을 '생계보장'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인데 요즘 같은 세상에서 로또와 같은 희망사항이 되어 버렸다. 빨리 포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따라서 앞에서 정의한 '일 인분'은 매년 향상되어야 한다. 어제와 같은 '일 인분'은 세상 변화에 도태되기 때문에 그 가치가 하락한다. 매년 자신의 업무에서 개선해야 할 것을 찾거나,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업무 시간을 제외한 개인 여가시간 또는 주말을 이용해서 노력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해보면 안다. 업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업무 개선과 확장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좋다.


노동시장 vs. 내부 경영지표

노동시장에서 인재보다 인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보상은 상승한다. '인재 확보'가 목표였던 최근 몇 년 동안 스타트업, IT 업무를 중심으로 보상이 큰 폭으로 인상되었다. 2023년을 기점으로 몇 년 동안은 노동시장보다는 앞에서 설명한 내부 경영지표에 근거한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내부 경영지표에 근거해서 보상 수준이 아니라 인원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바로 '구조조정'인 것이다.


당신은 과연 '일 인분'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편을 먹고 게임하고 싶은가? 당신이 받는 보상에 앞서서 당신이 '일 인분'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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