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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시불 Jan 16. 2023

직급 나누기

직급을 나누는 가장 간단한 방법과 이를 통한 조직을 관리하는 방법

어느 회사나 직무는 잘 나누어져 있다. 사업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직무는 다른 회사의 채용공고만으로도 참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무를 기준으로 조직을 설계하는 경우(이를 '기능조직'이라 한다.) 필요한 직무는 더욱 잘 보인다. 이렇게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프로세스에 맞춰서 필요한 직무를 갖추었으나 사업 성과는 부진하고, 심지어 무너지는 하위조직들이 발견된다.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직무를 구성하는 직급에 대한 불명확한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직급 파괴의 부작용

사원-주임-계장-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 등 현존하는 직급에 대한 역할을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그렇다 보니 역량 또는 성과 평가의 근거가 궁색해진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직급을 없애거나 드러내지 않고 숨겨서 관리한다. 구성원들의 몰입, 수평적인 조직문화 등 직급 개편 관련 기획서에 적었던 목표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회사에서 직급을 관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구성원의 관점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승진과 승급을 할 경우 인정과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회사의 관점에서는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충분한지 확인할 수 있고, 제한된 보상 자원을 상대적으로 쉽게 배분할 수 있다. 어느 회사가 관리의 부담을 줄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직급을 파괴했다고 하자. 특정 사업 또는 직무에서 핵심인재가 이탈을 하면 그다음 적임자가 보이지 않고, 연봉 인상 재원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막막해진다.


직급 파괴로 얻는 것과 잃는 것 모두 우선순위가 높은 것들이다. 잃는 것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직급 파괴와 부활을 반복하며 방침과 정책에 대한 신뢰마저 잃게 된다.


직급을 구분하는 방법

구글에서 직급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검색을 하게 되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키워드를 영어로 검색하는 것이 좋다.) 검색 결과를 보면, 직급은 회사 및 직무의 특성에 따라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급의 개수를 결정하기 위해 직무 분석, 역량 모델링 등 분석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작업들은 태생적 한계(우리가 하고 있는 방식에 잘못이 있다는 한계, 인터뷰 또는 설문 방식이 지닌 한계 등)로 완결성을 갖추기 어렵다. 그래서 HR 주요 기능(채용, 육성, 평가, 보상 등)에 적용하면 문제들이 속출한다. 다시 수정하고, 이 수정을 다시 수정한다. 인사 관련 서적들에서는 "비용과 노력이 많이 소요됨."이라고 적어놓고 왜 추천을 하는지 모르겠다.


직급의 개수를 정하기 전에 기준이 되는 업무 단위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무를 기획-운영으로 나눌 수 있고, Function-Feature-Task로 구분할 수도 있는데 되도록이면 기획, Feature과 같이 높은 기준으로 잡는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처음에는 직급을 3개, 즉 "주도적 학습자", "독립적 수행자", "모범적 지도자"로 나누는 것이 좋다. 실제로 특정 직무에서 필요한 역할을 애매모호함이 없이 4개 이상으로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3개의 직급으로 운영하면서 실제 벌어지는 현상을 보고 수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성과는 "독립적 수행자", 성장은 "모범적 지도자"

직급을 구분하였다면,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을 맵핑(Mapping) 해야 한다. 즉, 혼자서 기획을 하지 못하는 "주도적 학습자", 기획의 지시만 하면 원하는 일정에 합의된 수준의 기획서를 만들 수 있는 "독립적 수행자", 그리고 주도적 학습자를 가르치고, 독립적 수행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모범적 수행자"에 맞는 사람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립적 수행자"를 확보해야 한다. "모범적 수행자"가 있더라도 "독립적 수행자"가 없는 경우 "모범적 수행자"는 "주도적 학습자"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한 필요한 자원(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성과 목표를 고려한 "독립적 수행자"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주도적 학습자"의 채용 가능 인원은 “모범적 지도자”의 수에 달려있다. "독립적 수행자"는 업무를 부족함 없이 수행할 수 있지만 적절한 코칭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독립적 수행자"는 "주도적 학습자"에게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겠지만, 역량 향상을 위한 코칭을 할 수 없다. "모범적 지도자"가 없는데 "주도적 학습자"를 대거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모래 위에 탑을 쌓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주도적 학습자"를 많이 뽑고 싶다면 "모범적 지도자"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회사의 미래는 “주도적 학습자”가 아니라 이들을 육성할 “모범적 지도자”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모범적 지도자"는 팀, 셀, 챕터 등과 같은 조직을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모범적 지도자"에게 자신의 영역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어젠다를 세울 수 있는 능력만 키워준다면 리더가 될 수 있다. 즉, 한 회사에서 "모범적 지도자"의 수는 그 회사가 확장할 수 있는 조직의 개수이다.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조직을 확장하고 싶으나 적임자가 부족한 어려움을 더러 경험한다. 급한 대로 외부에서 채용하려고 하니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회사는 항상 우리 조직에 "모범적 지도자"는 몇 명이 있는가를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알고 모르고를 떠나 직급은 필요하다.
그 이유는 직급과 인재의 배분을 통해 사업의 준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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