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인사조직 제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기업은 경영환경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서핑하듯 그 환경을 이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화되고 효과적인 경영 방법을 찾고 활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업의 성장, 변화관리,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일, 사람, 조직 전반 또는 일부를 생성, 변경,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인사조직 기획이라고 합니다. 인사조직 기획의 결과물은 '기획안'이 아닌 기획안에 담겨있는 내용이 조직 내에 잘 정착되어 운영되는 모습인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정기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내/외부 환경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인사조직을 기획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대한민국 근로자들이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지는 사회적 변화가 있을 때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의 예상 근속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기획을 한다면 잦은 구성원 입/출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온보딩 제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반대로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의 예상 근속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기획을 한다면 근속기간에 대한 보상, 직무이동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인사조직을 필요할 때마다 기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민첩성을 많이 요구하는 경영환경 속에 있는 기업들은 내부 지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인사조직 기획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실행하게 됩니다. 매출 지표는 상승하나 이익 지표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직무 개편을 통해서 부가가치가 낮은 직무를 자동화하거나 보상 제도를 개선하여 보상의 상한선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과 이익이 같이 증가하는 추세가 보인다면 채용을 강화하는 방향과 함께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하여 구성원들의 1인당 매출과 이익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사조직 기획은 사람으로 보면 체질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뼈가 없는 것은 조직, 직무, 직책/직급이 없는 것이고, 사람의 근육이 없다는 것은 구성원의 역량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피가 없다는 것은 조직문화, 즉 일하는 방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인사조직 기획은 사람의 뼈, 근육, 피를 바꾸는 일이니 쉬운 일은 결코 아닙니다.
조직문화는 후행적으로 생성 및 정착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사조직 기획을 위해서는 조직, 직무, 직책/직급, 구성원의 역량 데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직무, 직책/직급의 기준이 없다면 해결안의 정밀도가 떨어집니다. 조직개편 이후에 업무분장 측면에서 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보상제도를 개선한 경우 기준점이 없어서 구성원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의 역량 데이터가 없다면 개선의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해결안을 설정할 때 범위, 강도 등을 설정하기 어렵습니다.
외부 환경분석과 내부 지표 검토를 통해 인사조직의 목표가 설정되면 자료조사, 인터뷰, 설문 등의 진단을 통해 현재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그 차이(문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은 인터뷰, 설문 등과 같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료조사를 통해 얻어지는 객관적인 정보가 제일 중요합니다. 따라서 데이터를 확보한 후에 그 데이터가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단과 인터뷰를 실시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기능을 구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산업 또는 경쟁사 대비 많다면 데이터를 확보합니다. 경쟁사는 연봉 5,000만원 개발자 3명이 2달에 걸쳐 구현을 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연봉 10,000만원 개발자 2명이 3달에 걸쳐 구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개발자는 실력이 높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를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PO(Product Owner)가 작성한 개발요청 내용이 부실하여 이해를 위한 많은 회의와 단순 정보 확인을 위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무분석을 통해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를 구분하여 연차가 낮은 개발자를 채용하여 인건비는 증가하지만 개발기간을 단축시켜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PO의 교육 및 개발요청서 템플릿 보완을 통해 협업 비용 통제를 통해 기간과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데이터를 통한 가설을 가지고 설문 또는 인터뷰를 진행해야 인사조직 기획의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맞춰서 기획서를 작성합니다. 즉 목표 설정, 현황과 현상 분석, 원인 분석 및 문제점 확정, 해결안 제시, 리스크 매니지먼트 및 미해결 과제 순서로 작성합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문제해결 프로세스 관련 글을 통해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목표를 기준으로 대시보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1개월, 1분기 등 마일스톤을 설정하여 결과를 모니터링합니다. 각 마일스톤마다 실행했던 해결안을 유지할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무개편을 통해서 100개의 직무를 50개의 직무로 줄였는데 고객들의 서비스 평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의 불만족이 사업 유지에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제도를 유지하거나 소폭으로 조정을 합니다. 다른 상황을 가정해 보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는데 고객유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그 직무개편을 상당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기획서에는 기획의 실행기간이 있습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됩니다. 하지만 기획이 끝나는 때는 기획의 목표가 달성되었거나,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되었을 때입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기획의 해결안에 적응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상제도를 개편한 지 1년이 넘었는데 구성원들이 기초적인 질문을 하거나 질문이 많은 경우에는 기획이 완료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인사조직 제도는 구성원들에게 읽으라고 전달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자연스레 스며있는 조직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