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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하나 Sep 13. 2019

프리랜서의 성수기와 비수기

#이사를 하고 난 뒤 반려견의 산책코스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평소 다니던 길이 A라면 이건 A'-1 정도랄까? 암튼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건 나의 오산이라는 게 밝혀졌다. 우리의 새 산책길은 매우 짧지만 차가 한 대도 오갈 수 없게 막아놓아서 그야말로 사람과 댕댕이들의 천국이다. 그 길을 매일 오가며 꽃 냄새도 맡고 가끔은 앉아 쉬기도 하는데 여기에 꽤 오래된 원년멤버들이 있었던 거다. 바로 할아버지 삼총사셨다. 세 분의 인상착의는 비슷한 듯 꽤 다른데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렇다.


한 분은 매일 반팔 셔츠에 면 반바지 그리고 중절모를 쓰고

다른 한 분은 다소 사람 좋은 표정으로 특징 없는 옷차림으로

또 한 분은 늘 인상을 쓰고 계셔서 미간에 주름이 잡힌 채로 앉아 계신다.


가끔은 아이스크림을 사다 나눠 드시기도 하고 근처에 오는 트럭 상인들과 잡담을 나누기도 하신다. 그런데 내가 좀 이상해 보이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사한 게 마침 '비수기'에 해당하는 시기였던 거다. 멀쩡해 보이는 처자가 매일같이 강아지를 데리고 몹시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한낮에 돌아다니니 뭐하는 사람인가 싶으셨을 거다. 몇 번이고 물어보시려는 걸 참는 것 같아 오히려 내가 해명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근데 학생이여?


어느 날 내게 물음을 던진 건 그 할아버지 삼총사 근처에 계시던 할머니셨다. 그 말에 모두 이목이 쏠렸다.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셨지만 그게 못내 궁금하셨나 보다.


아... 학생은 아니에요. 글 쓰는 사람인데요.
작가여?
아... 기자예요. 작가기도 하고요.


이제 그분들의 얼굴은 몹시 밝아지셨다. 수수께끼의 미스터리의 처자의 정체가 밝혀졌으니까 말이다.




안녕하세요, 그간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일상과 소회를 담은 이 연재분은 출판사와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5월7일 정식 출간됩니다. 아울러 연재 당시에는 담지 못했던 인터뷰도 함께 담았습니다. 혼자 일하게 될 날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또 이미 혼자 일하게 계신 분들께 공감을 글이 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현재 북토크를 계획 중에 있으며 좋은 기회로 브런치 독자분들을 직접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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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브런치책방에도 등록할 예정입니다. 

책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에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 동안 사랑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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