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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닿지 않는 것: 카잔차키스 5

영혼의 자서전

by 빛작

[손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라]


그것은 당신의 목소리였다.

(중략)


신은 절망의 가장 찬연한 얼굴이요, 희망의 가장 찬연한 얼굴이다. 할아버지시여, 당신은 해묵은 경계선을 넘어, 희망과 절망 너머로 나를 밀어낸다. 어디로?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내면을 살펴본다. 미덕은 미쳐버렸고 수학과 물체도 미쳐 버렸다. 법을 창조하는 이성이 다시 와서 새로운 법을, 새로운 질서를 이룩해야 한다. 세상은 보다 풍요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것은 당신이 원하는 바이고, 이것이 항상, 그리고 지금, 나에게서 당신이 요구하는 목적이다. 나는 당신의 명령을 밤낮으로 들었다. 나는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려고 최선을 다해서 싸웠다. 나는 이것을 내 의무로 삼았다. 내가 성공했는지 못 했는지는 당신이 판단해야 한다. 나는 당신 앞에 꼿꼿이 서서 기다린다.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잔차키스


[명령]_ 빛작


내 속에 신이 살고 있다.

그 신은 나에게 선 하나와 원 하나를 주었는데,

선 하나로 질서를 바로잡고

원 하나로 조화를 이루라고

밤낮으로 명령했다.


내 밖에도 신이 살고 있다.

그 신은 에게 줄 하나와 고리 하나를 주었는데,

이어 기회를 얻으라고

고리 걸어 결속을 만들라고

시시때때로 명령했다.

선을 내려놓으면 무질서해지고

원을 내려놓으면 복잡해지고

줄을 지 못하면 망을 잃고

고리를 걸지 못하면 고독을 얻지만


무질서 속에도 질서는 보인다.

복잡함 속에도 단순함은 보인다.

야망을 잃는다고 꿈을 잃는 건 아니다.

고독을 얻는다고 길을 잃는 건 아니다

무질서와 부조화 속에서도

절망과 고독 속에서도

룰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루게 되어 있다.

지킬 수 있다고 믿으면 지키게 되어 있다.

의무를 결심했다면 책임을 다하게 되어 있다.


의무를 다하면 성공에 필요한 질서가

목적을 향하면 균형에 필요한 조화가

내면을 다지면 판단에 필요한 소신이

내가 원하는 곳에 닿을 것이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피트 몬드리안

[빛작 연재]

화 5:00a.m. [빛나는 문장들]

수 5:00a.m. [자연이 너그러울 때 우리는 풍요롭다]

목 5:00a.m. [빛나는 문장들]

토 5:00a.m. [아미엘과 함께 쓰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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