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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자궁은: 카잔차키스 9

by 빛작

이 땅의 자궁은

스스로 낳은 아이들이 하나하나 어느 만큼 훌륭한지를 확실히 알고,

훌륭하게 빚은 영혼일수록 어려운 계명을 내려서,

영혼 자체나 민족이나 세계를 구원하라고 요구한다.


인간의 영혼은 이렇게 부여된 계명의 차원에 따라 첫째, 둘째, 셋째로 분류된다.


영혼이 따라야 할 오름길이

자기가 태어난 땅에 가장 깊이 새겨졌음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들을 빚어낸 흙과 우리의 영혼 사이에는 신비한 접촉과 이해가 존재한다.


존재이유를 정당화하고 여행의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뿌리가 나무에 비밀의 질서를 올려보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하듯,

조상의 땅은 그것이 잉태한 영혼들에게 힘든 계명을 내린다.

흙과 영혼은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고,

같은 공격을 수행하지만,

영혼은 다만 최대한의 승리일 따름이다.


더할 나위 없이 늙을 때까지 자신의 젊음을 믿지 않으려는 마음을 거부하며,

꽃피는 사춘기를 과일이 풍성하게 맺히는 나무로 키우기 위해서

평생 투쟁을 계속하려는 자세

나는 그것이 충만한 인간의 길이라고 믿는다.



영혼의 자서전 - 카잔차키스


[비밀의 질서]_ 빛작


혈관을 타고 흐르는 감정

그 생명의 회로는 질서를 갖는다

한참을 머물렀다가도 역류하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순환한다

신경을 타고 흐르는 정신

그 영혼의 전자파는 질서를 갖는다

때때로 흔들릴지라도 흘려버리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분별한다


행위를 따라 흐르는 신념

그 소명의 경로는 질서를 갖는다

때때로 이탈할지라도 사라지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위치한다


삶을 따라 흐르는 명령

그 숙명의 궤도는 역시 질서를 갖는다

붙잡지 못할지라도 망각하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분명 존재한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빛작 연재]

화 5:00a.m. [빛나는 문장들]

수 5:00a.m. [자연이 너그러울 때 우리는 풍요롭다]

목 5:00a.m. [빛나는 문장들]

토 5:00a.m. [아미엘과 함께 쓰는 일기]

#카잔차키스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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