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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엘이 말하는 '두려움'을 아는 삶

by 빛작

2025년 11월 7일


나를 떠받치는 기둥 옆에는 저울이 존재한다. 존재에 유리하도록 돕는 자기보전의 저울, 경쟁에 유리하도록 돕는 자기중심의 저울 말이다.


생각

저울의 양끝에는 무게 접시가 놓여 있다. 자기중심이 무거울 때는 '이기적 행동'이 강해지고, 본성이 기둥을 휘감아 쓰러뜨릴 것이다. 자기보전이 무거울 때는 '내면적 성찰'이 강해지고, 본질이 기둥을 견고히 다져놓지 않을까? '보전'이라는 두 글자에 중심을 두는 것이, 나다운 내가 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내면의 흐름을 따르는 하루하루는 나의 마음-내벽을 탄탄하게 만들어주었다. 공간이 점점 넓어질 뿐 아니라, 에너지를 얻는다는 느낌 강했다. 나는 이것이 '참다운 삶'이라고 여겼다. 아미엘 또한, 참다 삶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대화

창문으로 아미엘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곧, 아미엘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인기척을 내도 눈을 감은 채, 앉아있었다.


나는 아미엘에게 물었다.


"아미엘, 무슨 고민 있는 거야?"

여전히, 눈을 감고 아미엘은 말했다.

" 음... 가끔 이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져.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


" 그렇지, 명상을 하는 이유잖아."

자신이 두려워서 떨고 있는 것들을 떨쳐낼 수 있는 힘이 명상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던 내가 말했다.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말이야. 내 안의 나를 만나고 오 간인 거지."

평소, 깊이 있게 사유하는 아미엘은 오늘도 말에 흔들림이 없었다.


"아미엘 내면으로 또 하나의 나를 데려온 거야?

아미엘을 지키는 제2의 아미엘 말이야"

나는 대화의 무게감을 빠르게 알아채고, 말을 거들었다.


"그렇지. 나와 너를 주무르는 환경의 힘은 스스로 부여한* 거잖아.

흔들리는 나의 '두려움을 깨는 나, 지키려고 하는 나'는 내 안에 있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으며 말했다.

'두려움을 없애는 법을 터득한 거야?"


"그야, 무엇이 두려운지 알고 살면 되는 것이지."

아미엘은 참다운 나로 사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미엘을 알고 있었다. 이미, 마음을 붙들어, 확고부동하고 영원한 것으로 만들*어 그의 사상을 만들었으니, 참다운 삶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아미엘은 대화의 흐름을 고스란히 남긴 일기장을 덮은 뒤, 나를 배웅해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지켜가자는 힘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집에 돌아와 나도 일기를 써 내려갔다.

아미엘과 마음-내벽을 견고히 다가는 시간 있었기에, 내 안 '나아가는 나'를 만나보자는 마음을 부여했다. 다른 내가 나의 결함을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는 것이, 려움을 없애는 가장 빠른 수단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아도, 제자리걸음 같아도 이 모두는 두려움이 아니라고 나는 확신했. 언제든 힘겨운 나를 주무를 수 있는 제2의 나를 데려올 수 있다면 됐다.


< 오늘도 독자분들과 소통하며, 징검돌을 하나씩 놓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846년 9월 11일 쿡스하펜, 아미엘의 일기 .

* 아미엘일기, 아미엘, 동서문화사, 2019.


[빛작 연재]

화 5:00a.m. [빛나는 문장들]

수 5:00a.m.

[자연이 너그러울 때 우리는 풍요롭다]

목 5:00a.m. [빛나는 문장들]

토 5:00a.m. [아미엘과 함께 쓰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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