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雲山 최순자. 예비교사 보육실습 지도 중 본 장면과 단상.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4. 10. 19.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실습 중인 예비교사 보육실습 지도를 마쳤다. 지도는 학기별로 하므로 앞으로도 있으나 이번 학기 맡은 31명 지도를 마무리했다.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이다. 지도 중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를 적어본다.
먼저 민간어린이집 환경이 떠오른다. 아파트 단지 옆에 단독 건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었다. 건물은 나무로 지어졌다. 마당에 텃밭과 놀이기구가 있다. 텃밭에는 배추, 파, 무 등이 자라고 있었고 작물 옆에는 아이들 사진이 들어간 팻말이 세워져 있다. “바로 옆에 숲길로 아이들이 매일 산책하러 나가기도 해요.”라고 주임 교사는 전한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장면은 튼실한 고구마를 말리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삼각형으로 우뚝 솟은 용문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자연마을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실습생도 “아이들이 풍부한 자연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이에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 모습이다. 아이 이름을 말하고 현관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선생님과 같이 나오는 아이를 보더니 무릎을 꿇는다. 낮은 자세로 아이 눈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아쉬운 장면도 떠오른다. 인근 야산에 산책을 다녀온 한 아이가 놀이터에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논다. 선생님이 다가오더니 “안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라며 들어가지 않으려는 아이를 안고 들어간다. 또 하나는 반 이름을 세계에서 유수한 대학 명칭을 붙이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인상적인 세 장면은 웃음을 머금게 하고 마음을 환하게 한다. 아쉬운 장면 중,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안고 그냥 들어가는 교사는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이가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했던 것은, 장난감 자동차에서 더 놀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말로 인정해 주면 좋다. “00가 여기서 더 놀고 싶구나.” 그런 다음 현재 상황을 말해 준다. “지금은 들어가서 점심 먹을 시간이야.”. 이후 대안을 제시하되 아이가 바라는 바를 충족시켜 줄 대안이어야 한다. “조금만 더 탈까?” “밥 먹고 나와서 탈까?” “내일 또 탈까?” 등이다. 마지막으로 선택권은 아이에게 줘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아이를 안고 들어가면 아이 마음은 불편하다. 안에 들어가서도 그 불편함은 계속될 것이며, 아이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쉽지 않은 보육 현장에서 수고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아이 발달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는 소망을 품는다.